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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군인체육대회]"승수야,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등록 2015.10.07 09:55:01수정 2016.12.28 15: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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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뉴시스】최현 기자 = 유도계의 신예 스타 이승수(25)가 6일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남자 유도 81㎏급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후 양친과 함께 미소를 짓고 있다.  이승수는 이날 국군체육부대 실내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러시아의 라피나고프 아슬란(22)을 밭다리후리기 한판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3일 남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승수는 이번 승리로 2개의 메달을 기록하게 됐다.  forgetmenot@newsis.com

【문경=뉴시스】최현 기자 = "승수야 힘든 일이 많았을텐데 이겨내줘서 고맙고 엄마는 널 볼 때마다 정말 대견스럽고 감사해.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이대로만 자라주면 엄마 아빠는 아무것도 바랄게 없어. 사랑해 아들."

 6일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남자 유도 81㎏급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신예 스타 이승수(25)의 모친인 서인선(53)씨가 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이승수는 이날 국군체육부대 실내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러시아의 라피나고프 아슬란(22)을 밭다리후리기 한판으로 꺾었다. 지난 3일 남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승수는 이번 승리로 2개의 메달을 기록하게 됐다.

 서 여사는 남편인 이종령(55)씨와 함께 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승수는 어렸을 때부터 고집은 셌지만 부모님 말에 싫다고 대답한 적이 없던 착한 아들"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유도를 시작한 이승수는 어릴 때부터 유연성이 높고 힘이 좋아 초등학교 때부터 육상선수로 뛰었다.

 아버지인 이종령씨도 그런 아들을 보며 유도를 시켜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을 때 여러 중학교 감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결국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광명북중학교를 선택하면서 이승수는 유도 꿈나무로 자라나게 됐다.

 떠오르는 신예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재능은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보다 입문이 늦었던 것도 그렇거니와 중학생부터 상무로 소속된 지금까지 계속해서 합숙 생활을 하며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성실함과 피땀 어린 노력으로 헤쳐 왔다. 휴가 때에도 매일 같이 새벽 6시에 일어나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포기'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았다.

 서인선씨는 "승수가 유도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후 부모된 입장에서 안쓰러워 울기도 많이 울었다"며 "지금 귀에 있는 상처도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회에 응원하러 갔을 때 처음 알게 됐다. 속상하기도 하고 안타까웠다. 무엇보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설명했다.

 이승수의 오른쪽 귀는 4분의 1가량이 찢어져 없어진 상태다. 마치 극심한 화상을 입은 듯한 이 상처는 훈련 도중 생겼다. 그럼에도 다치거나 힘들다는 얘기를 하면 걱정하실 부모님을 염려해 전혀 내색을 하지 않았던 것.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큰 위기가 왔다. 어린 나이에 사춘기도 없이 운동에만 매여 있으면서 친구들도 못 만나다보니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쳤던 것이다.

 결국 부모님께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마저도 부모님의 사랑으로 극복했다.

 서인선씨는 "공부를 포기하고 운동에 올인을 한 상태에서 그만두겠다는 말을 들으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삶의 의미가 없어져 승수에게 같이 죽자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상황을 회상하던 그는 눈물을 훔치며 "그 때 승수 손을 잡고 학교 옥상으로 올라가면서 너는 운동선수니까 살 수 있을테고 엄마는 죽을 것 같다고 하니 승수가 다시 해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더라"고 설명했다.

 이승수의 끊임없는 노력은 10년이 넘도록 계속됐다. 서인선씨와 이종령씨는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 위해 대회 때마다 응원을 갔다.

 이승수는 이날 금메달을 딴 후 부모님에게 달려가 따뜻한 포옹과 함께 사랑한다는 말을 전했다. 올림픽과 유니버시아드에 이어 가장 규모가 큰 세계 3대 종합스포츠 대회인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이라는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경기를 마친 후 이승수는 "지금 이 순간 부모님이 가장 생각난다"며 모든 공을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돌렸다.

 아들의 경기를 지켜본 뒤 다시 집으로 떠나는 부모의 발걸음은 가볍지 않았다. 서인선씨는 "승수가 좋아하는 버섯을 넣은 찌개라도 먹이고 싶은데"라며 말을 흐렸다.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올렸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10월에는 외국대회가, 11월에는 국가대표선수 1차 선발전이, 12월에는 제주도에서의 시합이 예정됐다.

 한편 이승수는 "올해 목표는 다 이뤘고 내년에 열리는 리우올림픽을 준비할 것"이라며 "올림픽에 출전하는 만큼 목표는 금메달"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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