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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진해운, 법정관리시 1조원대 회사채 투자자 피해 클 듯

등록 2016.08.29 14:55:23수정 2016.12.28 17: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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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한진해운의 채권단 자율협약 기간 종료를 일주일여 앞둔 상황에서 한진그룹과 채권단의 샅바 싸움이 막판까지 치열하다. 한진그룹은 그간 한진해운을 위한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을 다했다면서 국내 해운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채권단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은 한진그룹의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 없이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원칙론을 계속하고 있다. 채권단은 오는 30일 한진그룹이 제출한 추가 자구책에 대한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만약 자구책이 반려되고 채권단 자율협약 종료 기한인 9월 4일을 넘기게 되면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사진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로비 모습. 2016.08.2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한진해운의 채권단 자율협약 기간 종료를 일주일여 앞둔 상황에서 한진그룹과 채권단의 샅바 싸움이 막판까지 치열하다. 한진그룹은 그간 한진해운을 위한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을 다했다면서 국내 해운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채권단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은 한진그룹의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 없이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원칙론을 계속하고 있다. 채권단은 오는 30일 한진그룹이 제출한 추가 자구책에 대한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만약 자구책이 반려되고 채권단 자율협약 종료 기한인 9월 4일을 넘기게 되면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사진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로비 모습. 2016.08.29.  [email protected]

6월말 기준 공모채 4210억 사모채 7681억 등 총 1조1891억원  법정관리시 채권·채무 동결로 회사채 사실상 휴지조각 돼

【서울=뉴시스】 한상연 기자 =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회사채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막대한 손실이 우려된다. 회사채 잔액은 1조원을 상회한다. 그러나 비슷한 규모로 한진해운에 대출을 실행했던 금융권의 피해는 사실상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한진해운에 따르면 이 회사가 발행한 회사채 잔액은 지난 6월말 기준 공모채 4210억원과 사모채 7681억원 등 총 1조1891억원에 달한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될 경우 채권·채무가 모두 동결되기 때문에 회사채는 사실상 휴지조각이 돼 그 피해는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안게된다.

 당장 1900억원(9월27일)과 500억원(9월30일) 등 총 2400억원의 회사채가 만기를 앞두고 있다.

 반면 금융권의 경우 앞서 STX조선해양 법정관리 당시 천문학적인 손실을 감내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피해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쌓아둔 대손충당금을 통해 투자 손실에 따른 회계 문제를 미리 방어해 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권에서 한진해운에 실행한 대출규모는 산업은행 6660억원, KEB하나은행 890억원, 농협은행 850억원, 우리은행 690억원, KB국민은행 530억원 등 약 1조원에 달한다.

 현재 절반 이상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하는 하나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들이 충당금 100%를 확보해둔 상태다. 은행은 대출을 할 경우 회수 불능 가능성에 따라 여신 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한다. 각 단계가 내려갈수록 충당금 비율이 높아진다.

 한진해운에 대출을 실행한 다른 은행들은 대출금을 회수불능 이하로 설정한 반면, 하나은행은 고정(20~49%)으로 설정하며 충당금을 완벽히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따라서 하나은행을 제외한 금융권 피해는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법정관리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진해운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채권단의 압박 수위가 기존보다 강해지며 그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한진해운에 당초 7000억원의 유동성 확보를 요구했으나 최근 이를 뒤집고 현재는 그 규모를 최소 1조원에서 최대 1조3000억원까지 두 배 가까이 높인 상황이다.

 한진해운 측은 당초 '7000억원 요구안'을 최대한 맞추기 위해 대한항공 4000억원 유상증자 카드를 제시했고, 지난 25일에는 추가 자금 필요시 그룹 계열사 자금 지원 및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추가 1000억원 지원 등 총 50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주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이 한진해운이 제출한 5000억원 자구안에 대해 '부족자금이 1조~1조3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히며 상황은 더 악화된 모양새다. 애초 요구안도 감당하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그보다 강도가 더 높아지며 사실상 한진해운 내부에서는 채권단의 결정만 기다리며 체념하는 눈치다.

 업계에서도 최근 채권단의 요구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조 회장 등 한진그룹 오너가의 사재출연 등 책임경영에 대한 압박을 가하기 위한 전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7000억원도 맞추지 못한 한진해운에게 이제 와서 1조3000억원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요구로 보여진다"라며 "이는 채권단이 사재출연 등 조 회장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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