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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찰, 백남기 부검영장 재신청 고심

등록 2016.10.25 20:54:16수정 2016.12.28 17: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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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고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재집행에 나선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2016.10.25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고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재집행에 나선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2016.10.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경찰이 고(故) 백남기씨 시신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영장(부검영장) 재신청 시점을 조율 중이다.

 25일 법조계와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26일 만료된 부검영장을 법원에 반납하고 재신청 절차를 밟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재신청 시점은 다소 여유를 두고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전면에서 급하게 부검영장 재신청 의지를 보일 이유는 없다는 취지에서다.

 백씨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 집행과 관련, 그간 경찰·검찰·법원 모두 책임을 미루는 모습을 보여왔다.

 법원은 부검영장에 '유족과의 협의' 등 예외적인 조건을 붙여 발부했고 검찰은 그 조건을 '경찰과 유족 사이의 문제'라는 취지로 대응해왔다.

 경찰도 부검영장에 붙은 강제성 띤 조항이 향후 부담으로 다가올 것을 우려해 명분을 쌓아가는 행보를 보였다.

 경찰이 부검영장 재신청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고위 관계자들이 한목소리로 부검의 필요성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경찰이 그간 보였던 일련의 행동은 부검영장 재신청을 염두에 둔 일종의 '명분 쌓기'라는 평가가 많다.

 경찰은 유족 측에 부검 대표자와 협의를 위한 일시, 장소를 전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6차례 발송했다. 또 두 차례 병력을 동원해 일종의 압력을 가하면서 유족을 협의장에 이끌어내려고 시도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고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재집행에 나선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2016.10.25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고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재집행에 나선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2016.10.25  [email protected]

 경찰은 부검영장을 재신청하며 '유족이 아닌 투쟁본부에서 집행을 방해했다'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이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에 대한 집행 시도 자체를 했지만 시민단 측의 반발로 무산됐다면서 재발부의 필요성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홍완선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서울대병원에서 부검영장 강제 집행 2차 시도를 하면서 "경찰은 절차적 정당성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다했다"며 "유족은 끝내 영장 집행을 거부했고 소위 투쟁본부에서 정당한 집행을 실력으로 저지한 데 유감"이라는 말을 남기고 철수했다.

 이는 경찰이 투쟁본부, 시민들을 분리해 유족이 아닌 이들의 실력 행사로 인해 부검영장 집행을 방해 받았다고 본다는 점을 밝힌 셈이다.

 경찰이 부검영장을 다시 발부 받을 경우 11월12일 민중총궐기 이후 집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민중총궐기는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대규모집회로 10만명 안팎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대체로 사실상 이 집회를 마지막으로 시민단체의 응집력도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있다.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 단체행동이 상대적으로 감소한다는 점과 대치가 장기화할수록 특정 사안에 대한 대중의 피로도가 커진다는 점 등도 이같은 견해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반면 경찰이 부검영장을 이른 시일 내 재신청하고 검찰은 자연스럽게 기각되는 쪽으로 상황을 이끌어갈 수도 있다는 시선도 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고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집행 만료일인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백남기 시민단체 회원들이 경찰의 '부검영장 집행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10.25.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고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집행 만료일인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백남기 시민단체 회원들이 경찰의 '부검영장 집행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10.25. [email protected]

 이같은 견해는 법원에서 이미 조건부 기각이라는 취지로 밝혔고 경찰에서 집행을 실패한 영장을 검찰이 굳이 다시 청구할 이유가 부족하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더욱이 경찰 입장에서 예외적인 부검영장을 강제력까지 동원해 시민들과 물리적으로 충돌해 가면서 집행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경찰이 두 차례 강제력을 동원하려는 모습을 보일 때, 유족과 투쟁본부는 물론 각지에서 국민들이 몰려들었다.

 경찰의 2차 집행 시도 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층 일대가 시민들로 가득찼다. 좁은 공간에서 경찰이 강제력을 동원할 경우 단순한 물리적 충돌 이상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수사기관에서 부검영장을 다시 청구하더라도 백씨의 사망진단서에 대한 서울대병원 특별조사, 국정감사 기간 동안 제기된 폐쇄회로(CC)TV 등 새로운 정황 등을 감안하면 법원에서 기각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 일선에서도 부검영장은 재신청하되 기각되는 편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는 견해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과 투쟁본부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남아 백씨 시신을 지키고 있다.

 시민들도 백씨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이 재발부되고, 경찰이 강제력을 동원하려는 상황이 오면 다시 집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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