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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英총리, '하드 브렉시트' 발표…"반쪽짜리 탈퇴 없다"

등록 2017.01.17 11:49:48수정 2017.01.17 18: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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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AP/뉴시스】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했다가 행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2016.12.16.

메이 총리, 17일 브렉시트 중대 연설 예정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을 깔끔하게 떠나겠다는 '하드 브렉시트' 방침을 재확인할 전망이다.

 메이 총리는 이날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실시할 브렉시트 중대 연설에서 구체적인 EU 탈퇴 계획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BBC방송, 텔레그레프, 인디펜던트, 가디언 등 영국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 EU 단일시장·관세 동맹 탈퇴 분명히 할듯

 현지 언론들은 메이 총리가 이번 연설을 통해 영국이 브렉시트 결정에 따라 EU 단일시장과 관세 동맹을 완전히 떠난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총리실이 미리 공개한 연설문 내용을 보면 메이 총리는 "우리는 새롭고 공평한 파트너십을 원한다"며 "부분적인 EU 회원 자격, 준회원국 등 반쪽은 머물고 반쪽은 떠나는(half-in, half-out) 일은 없다"고 밝힐 예정이다.

 메이 총리는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이미 실행하고 있는 모델을 채택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탈퇴하면서 약간의 회원 자격을 유지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는 EU 27개 회원국을 향해 "우리는 계속해서 믿을 수 있는 파트너이자 동맹, 동료가 될 것"이라며 "영국은 EU 상품을 사고 영국은 우리 물건을 파는 가능한 자유로운 교역을 하고 싶다"고 설명한다.

 메이 총리는 "영국이 글로벌 국가로서 유럽 파트너들의 진장한 동료이자 이웃이 되길 원한다"면서도 "동시에 영국이 유럽 국경이 미치지 못하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주장한다.

【서울=뉴시스】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되면 투자자들이 파운드화를 대거 처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들이 파운드화를 처분해 확보한 자금으로 어느 나라 돈을 살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예측을 하기는 쉽지 않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2016.06.23

 이어 "영국은 EU를 떠난다. 나의 역할은 영국을 위해 바람직한 협상을 하는 일"이라며 "우리는 이 기회를 통해 더욱 강하고 공정한 영국, 글로벌 영국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 EU와의 협상에 4가지 원칙·12가지 목표 제시

 메이 총리는 EU와의 협상 과정에서 지킬 4가지 원칙과 12가지 목표를 제안할 계획이다. 메이 총리는 3월 말이 오기 전 브렉시트 협상 공식 개시를 뜻하는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이 총리는 '확실성과 명료함', '더욱 강한 영국', '더욱 공정한 영국', '진정한 글로벌 영국' 등 4가지 원칙에 기반해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겠다고 약속한다.

 또 "정부는 영국과 EU 사이 새롭고 긍정적이며 건설적인 파트너십 구축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목표에 부합하는 12가지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할 방침이다.

 현지 언론들은 이들 12가지 목표에 국경 및 이민 통제, EU로부터 독자적인 사법권 확보, 노동권 보장,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결정이 뒤집힐 일은 없다는 점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는 "6개월 전 영국인들은 변화를 위해 투표했다"며 "국민들은 이 나라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투표했다"고 말한다.

 그는 "국민들은 앞에 놓인 길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받아들이면서 이 길을 따라가면 우리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미래로 향할 수 있다고 믿었다"며 "정부의 역할은 이 일을 성사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런던=AP/뉴시스】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연설을 통해 브렉시트 협상 계획을 발표한다. 사진은 런던 시청 앞에 설치된 영국 국기와 유럽연합(EU)기. 2017.1.17.

◇ 여전히 안갯속…대법원, 곧 의회 승인 여부 판결

 메이 총리는 그동안 시장 접근권보다 국경 통제를 우선하기 위해 하드 브렉시트를 무릅쓸 수도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구체적인 협상 전략은 언급하지 않아 왔다.

 때문에 이대로 협상이 개시되면 영국이 EU와의 힘겨루기에서 밀리고 말 거란 우려가 높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영국의 '체리피킹'(유리한 것만 챙기는 행위)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영국 정부는 메이 총리가 이번 연설을 통해 영국의 단일 시장 탈퇴 여부에 관한 분명한 방침을 전달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의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말이 많다.

 영국 내부에서는 여전히 브렉시트 방향에 관한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EU를 완전히 떠나 새 무역, 안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과 단일시장 탈퇴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거란 우려가 엇갈린다.

 협상 일정도 불확실성하다. 영국 고등법원은 앞서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해 브렉시트 협상을 개시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판결했다. 정부 상고에 따른 대법원 판결은 이달 안에 나온다.

 정부가 최종 패소해도 브렉시트는 무를 수 없다. 영국인들은 작년 6월 국민투표에서 과반이 넘는 득표로 EU 탈퇴를 택했다. 다만 의회가 협상 개시 승인 여부를 놓고 토론에 들어가면 협상 일정은 지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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