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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밀레이 대통령 취임…"100년 쇠퇴 끝, 재건 시작"

등록 2023.12.11 10:05:43수정 2023.12.11 10: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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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200% 비상…불편한 진실 말할 것"

"아르헨 피바다 됐다"…트럼프 닮은 거친 발언

극우 정치인들 대거 참석…좌파 지도자 불참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정부청사 '카사 로사다'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3.12.11.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정부청사 '카사 로사다'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3.12.11.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아르헨티나 경제 재건을 공언해 온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취임했다.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국회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밀레이 대통령은 선서에서 아르헨티나의 전면 변화 도입을 다짐하며 "아르헨티나 국민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에 대한 열망을 압도적으로 표출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당선을 소련 붕괴 시작과 비교해 "베를린 장벽 붕괴가 비극적 시대의 종말을 알렸던 것처럼, 이번 선거는 우리 역사의 전환점이었다"며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로 이끌기 위해 이빨과 손톱을 바쳐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연간 인플레이션이 200%에 달하고 국민 40%가 빈곤층인 점을 '비상 상황'으로 평가하며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은 거대하다. 편안한 거짓말보단 불편한 진실을 말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연설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취임 연설과 비교되기도 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는 피바다가 됐다"며 "대도시 거리를 장악한 마약 밀매업자들과 싸우겠다"고 거칠게 발언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이자 정부 청사인 카사 로사다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짧은 노래를 부르며 "우린 100년 이상 쇠퇴를 겪은 아르헨티나 재건을 시작하고, 자유 이념을 다시 그릴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비록 힘든 시기를 견뎌야 하지만, 앞으로 나아갈 것임을 알아달라"며 "우린 다시 강대국이 될 것이다"라고 공언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 지지자들이 10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정부청사 앞에서 환호하고 있다. 2023.12.11.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 지지자들이 10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정부청사 앞에서 환호하고 있다. 2023.12.11.


지지자들은 취임식을 보기 위해 전역에서 몰려들었다. 북부 살타주에서 12시간 운전해 온 카르멘 퀴네스(50)는 "우리에겐 절대적이고 완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지했다.

형사 전문 변호사 프란시스코 라브리올라(35)는 "오늘은 자유의 날이다. 우린 자유를 축하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적힌 빨간색 모자를 쓴 지지자도 있었다.

취임식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등이 참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 옛 트위터)에 "이것은 아르헨티나의 새로운 시작이며, 밀레이 대통령과 국민 전체가 성공해 세계를 놀라게 하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가장 위험한 지도자로 칭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공화당 대표, 산티아고 아바스칼 스페인 복스당 대표 등 극우 인사들은 대거 참석한 반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등 좌파 지도자들은 불참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여동생 카리나와 함께 부에노스아이레스 정부청사 '카사 로사다'에 도착하고 있다. 2023.12.11.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여동생 카리나와 함께 부에노스아이레스 정부청사 '카사 로사다'에 도착하고 있다. 2023.12.11.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55.9%대 44% 득표율로 세르히오 마사 당시 재무장관을 누르고 당선됐다.

경제학자 출신이자 방송인 출신인 '정치 아웃사이더'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러화와 중앙은행 폐지 등 급진적인 경제 개혁을 약속하며 지지를 얻었다.

사회 보수주의자 평가를 받는 밀레이 대통령은 낙태권에 반대하고 기후 변화를 "사회주의의 거짓말"로 간주했다. 아르헨티나 문화, 교육, 다양성 부처 폐쇄와 공공 보조금 폐지를 통한 정부 지출 삭감도 공약했다.

총기 규제 완화와 교정 제도 권한을 민간인에서 군으로 이양하는 방안도 공언했다.

취임에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고위 관료들을 만났으며, 밀레이 대통령의 경제팀은 국제통화기금(IMF) 임원들과 협력해 아르헨티나 외교 정책을 재편하고 현 경제 위기를 벗어날 계획을 수립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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