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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전락 영어마을②]교육부 '효율성' 지적 현실로…간판 내린 파주캠프

등록 2024.04.17 06:00:00수정 2024.04.17 09: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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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약화 등 쇠퇴하며 12년 만에 문 닫아

체인지업 캠퍼스 새 간판 올리고 2년 뒤 또다시 간판 교체

두 차례 명칭 변경 과정서 영어교육 기능 축소

[파주=뉴시스]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가 지난 2017년 체인지업 캠퍼스로 명칭을 변경하고 현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17.10.15 (사진=경기도 제공)

[파주=뉴시스]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가 지난 2017년 체인지업 캠퍼스로 명칭을 변경하고 현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17.10.15 (사진=경기도 제공)

[파주=뉴시스] 송주현 기자 = 투입 비용 대비 효율성 논란을 빚으며 지난 2006년 개원한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가 재정난과 경쟁력 약화 등으로 결국 12년 만에 간판을 내렸다.

기능을 추가해 2017년 체인지업 캠퍼스, 2019년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로 두 차례나 간판을 바꿨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사실상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태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가 문을 연 지난 2006년 교육 프로그램 참여와 1일 체험 인원은 13만7551명, 2007년에는 28만2583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새 운영실적이 부쩍 늘었지만 2008~2010년까지 3년 치 방문객을 합쳐도 2007년 방문자의 두 배도 채 되지 않는 등 2007년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학교 등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영어교육 프로그램과 영어 관련 사교육 열풍이 지속되면서 영어마을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에서 점차 밀려났다.

특히 전국적으로 30곳 가까이 영어마을이 운영돼 경쟁력이 약화된 점도 문제로 작용했다.

결국 영어마을 건립 과정에서 교육부의 우려 목소리가 현실이 됐다.

지난 2006년 당시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영어마을 조성이 비용에 비해 효율이 낮다"며 "영어마을 예산을 각 학교에 지원해 원어민 교사를 채용하면 학생들의 영어능력 향상에 영어마을보다 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외연수 비용, 사교육비 등을 절감할 수 있는 등 오히려 교육부가 국책사업으로 선정해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반박한 경기도의 판단이 틀렸다는 지적이다.

단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한 영어교육의 한계에 부딪치며 파주캠프의 운영적자는 갈수록 커졌다.

개원 2년간 출연금을 300억원 이상 지원했던 경기도는 경영합리화를 내세우고 2008~2010년 104억원, 2011년 27억원, 2012년 26억5000만원 등 지원 규모를 대폭 낮췄다.

앞서 파주캠프보다 먼저 개원한 안산캠프는 민간에 운영을 위탁하면서까지 경영 개선을 노렸지만 2012년 문을 닫았다.

[파주=뉴시스] 지난 2017년 체인지업 캠퍼스에서 2019년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로 바뀌면서 입구 앞에 설치된 안내도. 2023.4.11 (사진=경기도 제공)

[파주=뉴시스] 지난 2017년 체인지업 캠퍼스에서 2019년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로 바뀌면서 입구 앞에 설치된 안내도. 2023.4.11 (사진=경기도 제공)

파주캠프도 12년 만에 안산캠프와 같은 처지가 됐다.

다만 영어마을 간판을 내리고 대신 다양한 미래형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 인재 양성기관으로 탈바꿈을 노리며 2017년 체인지업 캠퍼스로 새 간판을 올렸다.

그러나 체인지업 캠퍼스는 2년 만에 또다시 명칭이 바뀐다.

이번에는 2019년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로 명칭을 바꾸고 규모가 작아진 영어교육에 더해 미래교육 과정으로 ▲접경 지역자원 등을 연계한 평화교육 ▲가상현실·증강현실과 드론, 3D프린터 등 창의융합 프로그램인 창의교육 ▲학생과 가족이 참여하는 인성교육 ▲4차 산업기반 창의력 증진 과정이 담긴 찾아가는 미래교육 등을 도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저조한 운영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곳을 조성하면서 목표로 세웠던 영어교육 취지는 대폭 축소됐다.

3년간 겪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지난 2023년 파주캠퍼스의 미래교육과 무료 영어, 영어체험학습, 찾아가는 영어뮤지컬에 참여한 인원은 14만450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6만5000명은 온라인 참여자다. 

영어교육 기능만 갖췄던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 운영 당시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경기도는 매년 이곳에 3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 중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파주캠퍼스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추진했던 '다놀자 파주페스타 행사'를 올해 5~6월, 9~10월에 각 4회 등 총 8회 개최를 계획하는 등 방안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며 "전문가 자문을 받은 부분도 있고 향후 내부 검토를 거쳐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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