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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맏사위 윤관 대표는 왜 2억원 때문에 소송 당했나?

등록 2024.04.17 15:51:26수정 2024.04.17 17: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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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창연 씨가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대여금 반환 소송 현황. (사진=법원 홈페이지 캡처) 2024.03.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창연 씨가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대여금 반환 소송 현황. (사진=법원 홈페이지 캡처) 2024.03.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LG 오너일가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삼부토건 오너 3세인 조창연 씨가 제기한 2억원 규모의 대여금 반환 소송에 휘말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윤 대표는 LG그룹 고 구본무 회장의 맏딸인 구연경 씨 남편이다. 

재계에선 그가 자산 규모로 볼 때 2억원을 갚지 못해 소송을 당했다는 사실 자체를 납득하기 힘들다고 본다.

일부에선 조 씨가 일종의 신호탄 격으로 윤 대표에게 2억원 소송을 건 것일 뿐, 둘 사이에 더 큰 금전을 둘러싼 복잡한 사연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조 씨 측 삼부토건이 소유했던 르네상스호텔(현 센터필드)이 손바뀜을 거쳐 윤 대표의 블루런벤처스가 주요 주주인 VSL코리아로 매각된 정황을 감안하면 조 씨가 '2억원 소송'을 한 배경에는 이 르네상스호텔 개발 건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조 씨는 윤 대표와 경기초등학교 동창으로 재계 친목 모임인 '박물관의 젊은 친구들'에서도 활발히 교류한 것으로 알려져 소송 배경에 궁금증을 더한다.

일부에선 르네상스호텔 매각 과정에서 윤 대표 측을 적극적으로 매입 주체로 끌어들인 인물이 다름 아닌 조 씨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조 씨가 윤 대표를 향한 2억원 소송은 르네상스호텔 매각 성사와 재매각 과정에서 조 씨 측이 윤 대표에게 어떤 불만을 가졌기 때문에 제기한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재계에 따르면 삼부토건 오너 3세인 조 씨는 2011년부터 르네상스호텔 매각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자금난에 직면한 삼부토건은 당시 알짜 자산인 르네상스호텔 매각을 추진했는데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매각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그러다 2016년 5월 VSL코리아(현 다올이앤씨)가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며 극적으로 매각이 이뤄졌다.

[서울=뉴시스] 삼부토건 소유의 르네상스호텔의 주인이 지속 바뀌면서 호텔 부지 재개발 사업 주체도 변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2021년 르네상스호텔 자리에 현재 들어서 있는 센터필드를 준공해 마침표를 찍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삼부토건 소유의 르네상스호텔의 주인이 지속 바뀌면서 호텔 부지 재개발 사업 주체도 변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2021년 르네상스호텔 자리에 현재 들어서 있는 센터필드를 준공해 마침표를 찍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윤 대표를 투자자로 끌어들인 장본인도 바로 조 씨다. 조 씨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윤 대표에게 투자를 적극 권유했다는 것이다.

조 씨가 윤 대표를 투자자로 끌어들이자, 르네상스호텔 매각은 실제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VSL코리아는 인수가격(6900억원)의 10%인 690억원을 계약금으로 내고, 2016년 5월 본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시장에선 연 매출이 1400억원에 그치는 VSL코리아가 매입 금액인 69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들렸다. 하지만 VSL코리아는 르네상스호텔을 순조롭게 매입했다.

여기서 VSL코리아의 주요 주주로 블루런벤처스가 등장하는데, 이 블루런벤처스는 윤 대표가 운영하는 펀드 운영사다.

2016년부터 블루런벤처스 로터스 그로스 펀드 2015(BRV Lotus Growth Fund 2015), 블루런벤처스 로터스 펀드 2012(BRV Lotus Fund 2012)가 VLS코리아의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말 VSL코리아의 후신 다올이앤씨 지분율은 블루런벤처스 로터스 그로스 펀드 2015가 19.66%, 블루런벤처스 로터스 펀드 2012가 5.23%다. 이 같은 지배구조는 윤 대표가 다름 아닌 블루런벤처스 자본을 끌어들여 르네상스호텔 매입을 성사시켰다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이 호텔 일대 재개발을 주도한 인물도 윤 대표와 가까운 사이다. 재개발 사업 시행사인 SLI의 이상준 대표와 윤 대표는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함께 공부한 이력이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르네상스호텔 매각을 주도한 조 씨 권유로 윤 대표가 투자자로 합류했고, 이후 재개발 사업도 윤 대표와 친분이 있는 이 대표가 맡은 것이다.

[서울=뉴시스] 조창연 씨가 르네상스호텔 매각에 대한 각종 주장을 펴는 가운데,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창연 씨가 르네상스호텔 매각에 대한 각종 주장을 펴는 가운데,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조 씨는 2016년 6월 재개발 사업 시행사인 SLI 지분 25%를 매입했다가, 윤 대표의 권유로 본인 지분을 이상준 대표에게 모두 매각했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넘긴 지분에 걸맞는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게 조 씨 측 입장이다.
 
2018년 이 호텔은 다시 매각이 이뤄지며 SLI 측에 250억원 매각 이익이 돌아갔지만, 조 씨는 원래 자신이 보유한 지분 25%에 해당하는 이익 분배금(62억5000만원)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결과적으로 조 씨 측은 르네상스호텔 매각에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도 아무런 금전적 보상을 얻지 못한 것이다.

반면 윤 대표 측 블루런벤처스가 주요 주주인 VSL코리아는 호텔 재매각으로 상당한 차익을 남겼다. VSL코리아는 2018년 프로젝트금융회사인 맥킨237PFV를 통해 호텔 자산 일체를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했는데 매각 금액만 2조원에 달했다. VSL코리아의 당초 매입금액 대비 차익만 1조3500억원이다.

재계는 조 씨가 2억원 규모의 대여금 반환 소송을 낸 데 이어 앞으로 윤 대표를 상대로 추가 법적 대응에 나설 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조 씨가 제기한 2억원 대여금 반환 소송의 조정 사무수행이 열렸다.

조정 사무수행이란 조정관이 정식 재판을 하기 전에 원고와 피고의 원만한 합의 아래 사건을 해결하려는 취지에서 갖는 자리다. 이날 조정 사무수행도 윤 대표와 조 씨가 서로 합의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이날 양측의 '조정'은 불발로 끝났고, 조정 사무수행은 단 2분 만에 끝났다. 이에 조정 불성립으로 윤 대표와 조 씨는 재판에서 시비를 가릴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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