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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어머니 정차순씨 별세…염원 '민주유공자법' 남기고

등록 2024.04.17 18:33:13수정 2024.04.17 19: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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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 여사 별세

영화 '1987'에서 통곡하는 모습 그려져

"민주유공자법 제정이 고인의 큰 염원"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인 정차순 여사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2024.04.17.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인 정차순 여사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2024.04.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남희 박선정 기자 = 고(故) 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씨가 17일 91세를 일기로 별세하면서 전두환 독재정권을 무너트리고 민주화를 이룩한 6월 민주항쟁의 역사가 재조명받고 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언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 열사는 1987년 1월14일 대학선배 박종운의 소재를 찾고 있던 경찰에게 연행됐다. 박 열사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각종 고문을 받다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책상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허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물고문으로 인한 질식사로 밝혀졌다.

당시 부산시청 공무원이던 박 열사의 부친 고 박정기씨는 아들을 잃은 뒤 "철아, 잘 가그래이,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데이"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켜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는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결국 전두환씨는 민주화와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수용하는 6·29 선언을 발표한다.

박 열사 죽음 이후 아버지 박정기씨는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씨, 전태일 열사 어머니 고 이소선씨 등과 함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에서 활동했다.

유가협의 노력 끝에 1999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바 있다. 박씨는 지난 2018년 부산의 한 요양원에서 향년 89세에 노환으로 별세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월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를 찾아 영화 '1987' 관람을 마치고 무대위에 올란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8.01.07.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월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를 찾아 영화 '1987' 관람을 마치고 무대위에 올란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8.01.07. [email protected]

2017년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6월 항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1987이 개봉했다. 영화에선 배우 김혜정이 어머니 정차순씨 역할을 맡아 흰 천에 싸인 아들을 보고 병원에서 기절하는 모습을 그렸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 뿐 아니라 문무일 검찰총장, 민갑룡 경찰청장 등 검경 수뇌부와 여야 정치인들이 영화를 관람해 화제가 됐다.

유가족 등에 따르면 정씨는 살아 생전 박종철 열사를 민주유공자로 인정하는 민주유공자법의 국회 통과를 염원했다고 한다.

이현주 박종철센터 센터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취재진과 만나 "민주유공자법 제정이 아버님과 어머님의 큰 염원이었다"고 전했다.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법)은 민주화 운동 사망자와 부상자 등을 민주화유공자로 인정하고 예우하는 것이 골자다.

법이 통과되면 현행법상 민주화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박종철, 이한열 열사 등을 유공자로 인정할 수 있게 된다. 해당 법안은 국민의힘 반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사건 당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으로 군부독재 반대 시위를 이끈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빈소를 찾아 "민주유공자법 처리를 이번에 하기로 약속했다"며 "적어도 국가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분들과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분들을 민주유공자로 지정하는 것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박 열사를 민주유공자로 지정하는 민주유공자법의 21대 국회 내 처리가 가능할지 관심이 모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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