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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웹툰 본 적 없다"…이상한 통화에 보이스피싱 직감한 시민

등록 2024.04.23 10:35:43수정 2024.04.23 12: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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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만원 범죄 피해 막아

[수원=뉴시스]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칠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고 있는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2024.4.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칠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고 있는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2024.4.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보이스피싱 피해는 돌이킬 수 없잖아요. '인출하려고 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나가서 신고했죠."

수사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범과 피해자 통화를 우연히 들은 시민의 기지로 7000만원 범죄 피해를 막은 사실이 알려졌다.

23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오후 5시께 성남시 소재 한 카페를 찾은 A(20대·여)씨는 건너편 테이블에 앉은 B(20대·여)씨의 이상한 통화 내용을 우연히 들었다.

당시 B씨는 "불법 웹툰을 본 적 없다"고 말한 뒤 여러 숫자를 말하며 종이에 받아적었다. 이어 "지금 지정된 은행에서 인출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A씨는 B씨가 보이스피싱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즉시 밖으로 나가 112에 신고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 확인 결과 B씨는 수사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범과 통화하면서 휴대전화에 악성앱까지 설치된 상태였다. 또 보이스피싱범에게 전달할 현금 7000만 원도 가지고 있었다.

경찰은 B씨 상황을 듣고 악성앱을 삭제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B씨는 이날 경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범 전화를 받았다. 보이스피싱범은 "사기꾼이 B씨 휴면계좌를 대포통장으로 사용했다"고 속였다. 이어 또 다른 공범이 검사를 사칭하며 전화해 "본인이 대포통장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면 도와주겠다"고 재차 거짓말 했다.

B씨는 이들 전화를 받고 처음에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했으나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이 "그렇게 하면 도와줄 수 없다"고 몰아세우자 최근 자신이 휴면계좌를 해지한 사실이 있으니 실제 대포통장으로 사용됐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보이스피싱범이 사칭한 검사 이름이 온라인상에 검색되는 현직 검사로 나와 자신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사용됐다는 것을 믿기 시작했다.

보이스피싱범은 "B씨 명의 통장에서 돈을 인출해 금감원에 가서 확인받으면 된다"고 말하면서 은행에 방문해 7000만원을 인출한 뒤 특정 장소로 가지고 올 것을 요구했다.

보이스피싱범은 또 B씨에게 "현금을 인출한 은행에서 뭔가 잘못됐다. 휴대전화가 해킹당한 것 같은데 불법 웹툰을 본 적이 있냐"고 말하면서 해킹을 막아주겠다고 속여 B씨 휴대전화에 악성앱을 설치하기도 했다.

B씨는 돈을 전달할 장소가 원룸 건물인 것을 수상히 여겨 우선 인근 카페에 있었는데, 이때 A씨가 B씨를 발견한 것이다.

A씨는 "저도 취준생이라 1만원, 2만원이 소중할 때가 있는데 보이스피싱 피해는 돌이킬 수 없지 않냐"며 "불법사이트에서 웹툰을 본적이 없다 그런 통화가 들리니까 이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지정된 은행에서 인출하겠다는 말을 듣자마자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했고, 바로 나가서 신고했다"며 "피해를 막을 수 있어 다행이다"고 전했다.

박영수 성남수정경찰서장은 A씨에게 포상금과 감사장을 전달했다.

박 서장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시민이 관심을 갖고 신고한 덕분에 큰 피해를 예방했다"며 "앞으로도 시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남부청은 3월부터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공동체 치안 실천사례를 발굴,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평온한 일상 지키기'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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