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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담배 끊읍시다... 담배 값도 내립시다

등록 2017.01.18 14: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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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담배 끊읍시다... 담배 값도 내립시다

【서울=뉴시스】양길모 기자 = "우리나라에서 흡연은 범죄다. 법적으로 제재는 없지만 마치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

 예전엔 '담배를 끊은 사람하고는 상종도 하지 말라'던 것이 요즘엔 '아직도 담배를 끊지 않는 상종못할 독한 사람'으로 바뀌었다.

 흡연자들이 흡연권을 이야기하다가는 자칫 시대착오적인 인물로 낙인찍힌다.
 비흡연자들의 간접흡연 피해는 항상 뉴스의 촛점이 된다. 이미 우리 사회는 이 포인트에 대해 누구도 불만을 표출하거나 문제 삼지 못한다.

 정부의 담배 정책은 갈수록 강해진다.

 담배값 인상부터 경고그림 부착 등과 함께 올 12월부터는 흡연자들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던 당구장과 스크린 골프장 등 실내 체육시설도 금연지역으로 지정돼 애연가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매년 담배관련 규제를 내놓으면서 건강에 해로운 담배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파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부의 금연정책은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는 말이 어울리기 보다는 정부와 일부 기업을 위한 정책이라는 말이 더 맞는듯 보인다.

 지난해 2500원이던 담뱃값이 10년 만에 4500원으로 인상되던 첫 달. 절반 정도로 담배 판매량이 줄었다. 딱 여기까지였다. 이후 조금씩 판매량이 회복되더니 결국 전체 판매량은 전년 수준에 근접했다.

 담배값 경고그림을 부착하면 흡연율이 4.2% 감소할 것이라고 정부는 자신하지만 지켜볼 일이다.

 당연한 결과지만 국민 건강을 위해 흡연율을 낮추겠다면서 물렸던 담배 세금만 배이상 올랐다. 정부의 담배 세수가 예상보다 훨신 많은 반면에 판매 감소량은 예상보다 적어 '담뱃값 인상은 결국 세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는 볼멘 소리가 높다.

 내년 담배 판매량은 올해보다 조금이라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담배값이 인상된 이후의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납세자연맹이 지난해 12월 정부의 금연정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답했다.

 정책은 때론 '폭풍같은 강한 규제'보다 '따뜻한 햇살 같은 부드러운 권고'가 잘 먹히기도 한다.  

 한가지 더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담배값 인상과정에서 담배회사들은 매점매석으로 수천억원의 불로소득을 거둬들였다고 한다.
(물론 담배를 오른 값에 팔기 위해 상당 기간 팔지 않고 갖고있어야 했으니 완전 땀한방울 흘리지 않았다고 하지는 못하겠다)

 담배를 둘러싼 시시비비가 더 이상 핫뉴스가 되지 않는 '원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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