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우리 마음의 시계는 아직 2009년 1월19일에 멎어있다"
【서울=뉴시스】장세영 기자= 유가족 전재숙 씨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용산참사백서 발표회 및 전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참사 8주기를 맞아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25일까지 7일 간 용산참사 관련 작품 30여점을 전시한다. 2017.1.19. [email protected]
용산참사 사망자 유족들이 19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을 찾았다. 2년에 걸친 용산참사 백서 발간 작업이 마무리됐음을 알리는 발표식과 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백서 발간 과정과 내용을 소개하는 순서가 끝난 뒤 용산참사 당시 사망한 고 이상림씨의 부인 전재숙씨가 단상에 올랐다.
마이크 앞에 선 전씨는 "용산을 잊지 않고 이렇게 위로해주고, 또 백서 출판기념식을 한다고 해서 (시청에) 왔다"며 "용산 8주기가 됐지만 우리들 마음 속 (시계는) 2009년 1월19일로 멎어있다"고 말해 장내를 숙연케 했다.
그는 또 "여러분들이 우리들과 함께 해주고 용산을 잊지 말고, 또 용산과 같은 어려운 지역이 나오지 않게 해 달라. 시청에 많은 부탁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장세영 기자= 유가족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용산참사백서 발표회 및 전시회에 참석해 발표회를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참사 8주기를 맞아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25일까지 7일 간 용산참사 관련 작품 30여점을 전시한다. 2017.1.19. [email protected]
백서 발간에 참여했던 이들은 이날 행사에서 미처 삭이지 못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유남영 변호사는 "백서를 정리하면서 기록을 보니까 백서가 용산참사의 과거를 기억하고 성찰하는 게 아니었다"며 "이름을 달리해서 세월호라든지 메르스라든지 국정농단으로까지 계속되고 있어서 과거를 기억하고 성찰하는 게 아니고 현재를 기억하고 성찰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현 정국을 꼬집었다.
이강서 천주교 서울대교구 신부도 "8년전 용산은 국가가 자신의 책무를 망각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그리고 국가가 얼마나 괴물이 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교훈이었다"며 "철거민은 도심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국민은 적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서울=뉴시스】장세영 기자= 유가족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용산참사백서 발표회 및 전시회에 참석해 발표회를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참사 8주기를 맞아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25일까지 7일 간 용산참사 관련 작품 30여점을 전시한다. 2017.1.19. [email protected]
이윤엽 화백은 "엊그제 페이스북에서 철거민들이 용역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는 것을 봤는데 그게 왜 합법적인지 모르겠다. 또 김석기 같은 사람이 어떻게 국회의원이 되는지 전혀 이해를 못하겠다"며 용산참사 당시 서울경찰청장이었던 김석기 현 새누리당 의원을 비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행사에서 "사람이 철거의 대상일 수 없다. 한사람의 삶의 뿌리는 집에 있다. 그 뿌리를 송두리째 뺏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공권력이 부당한 철거에 동원될 수는 없는 일이다. 사회적 약자, 힘없는 철거민, 월세 사는 사람이 보호받는 세상으로 가는 변화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서 발표식 이후 유족들과 박 시장,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 위원회 위원들은 시청 1층에 마련된 전시회장으로 이동해 용산참사 관련 작품 30여점을 둘러봤다.
【서울=뉴시스】장세영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용산참사백서 전시회를 내빈및 유가족들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참사 8주기를 맞아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25일까지 7일 간 용산참사 관련 작품 30여점을 전시한다. 2017.1.19. [email protected]
박 시장은 유족들에게 "이제 시작이다"라고 격려했다. 감회에 젖은 유족들은 전시회장을 한동안 떠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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