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웨일스 공무원들에 '구글 번역기 사용 금지령'
웨일스어 표지판 등에 오류 문제 불거져
공무원들 "번역기 도움 받는 것 잘못된 일 아냐"
【서울=뉴시스】 올해 8월 웨일스어로 쓰인 표지판의 잘못된 문법에 시민들이 검정 펜으로 동그라미를 쳐 놓은 모습. 최근 웨일스 지역에서는 명소 안내판, 도로표지판, 세금고지서 등에 적힌 웨일스어 오류 문제가 꾸준히 도마에 오르며 공무원들에 '구글 번역기 사용 금지령'이 내렸다. 영어를 웨일스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법, 표현 등에 오류가 문제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사진=웨일스 렉섬시 트위터 계정 캡처) 2018.12.20.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영국 웨일스 북부에 위치한 렉섬(Wrexham) 시의회가 공무원들을 상대로 '구글 번역기 사용 금지령'이 내렸다. 영어를 웨일스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법, 표현 등에 오류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최근 웨일스 지역에서는 명소 안내판, 도로표지판, 세금고지서 등에 적힌 오류 문제가 꾸준히 도마에 오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웨일스어 위원회의 메리 휴스가 받은 불만 접수는 모두 14건. 이틀에 한 번 꼴로 문제가 접수된 셈이다.
그웬페어 존스 렉섬시 의원이 표지판의 웨일스어 오류에 대해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하며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그는 의회 회의 중 "공무원들이 구글 번역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번역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웨일스어 보존을 위한 시민단체가 영어로만 쓰인 도로 표지판에 80여개에 항의 스티커를 붙인 일 역시 웨일스어를 사용하는 주민들을 자극했다.
공무원들은 "대부분의 번역에 오류가 없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기획 및 서비스 부서의 한 공무원은 "(영어를 웨일스어로 번역해야 할 경우) 다른 지역의 전문가를 통해 업무를 진행한다"며 "번역을 하는데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내부적으로 담당 직원이 있고, 그들이 종종 구글의 도움을 받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며 "문제는 급하게 번역이 필요할 때인데, 그 때 종종 오류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웨일스어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취약 언어' 중 하나다. 웨일스 정부는 홈페이지에 '웨일스에는 영어와 웨일스어가 조화롭게 존재한다'고 표현했으나, 정작 웨일스 거주민 중에서도 웨일스어를 말할 줄 아는 인구는 19%, 약 56만명에 불과하다.
웨일스 정부는 지난해 2050년까지 웨일스어 사용 인구를 100만명으로 늘리는 프로젝트(Cymraeg 2050)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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