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피치, 헝다 '제한적 디폴트' 등급 강등(종합)
신평사 중 피치 첫 디폴트 선언…카이사도 제한적 디폴트
[베이징(중국)=AP/뉴시스]중국 베이징에 보이는 헝다그룹 신주택 개발 전시실 건물.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재영 유자비 기자 = 신용평가사 피치가 중국 부동산 개발사 헝다 그룹(에버그란데)을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강등했다.
9일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피치 레이팅은 유예기한이 6일(월)로 종료된 뒤에도 두 종류의 채권 이자지불을 하지 못한 사실을 중시해 이같이 강등시킨다고 이날 발표했다.
그룹에 8250만달러의 회사채 지급 여부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을 듣지 못해 지불을 확약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 등급은 헝다가 공식적으로 채무를 불이행했지만 아직 영업을 중단할 어떤 종류의 과정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300조원이 넘는 부채를 지고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채권 이자지불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헝다 그룹이 이처럼 공식적으로 '빚 못 갚은 회사'라는 라벨이 붙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신용 강등은 헝다 그룹이 현재 직면해 있는 192억 달러의 채무 변제에서 연쇄 채무불이행 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25년 전 창시된 이 부동산 왕국은 6월 기준 3000억 달러가 넘는 총 채무액을 밝혔다. 그룹은 지난 3일 해외 채권자들과 구조구정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헝다의 디폴트가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더 큰 위기를 촉발시켜 주택 소유자와 금융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지 몇달 동안 우려해왔다고 CNN비즈니스는 지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중국 부동산 부문의 위험이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다른 신용평가사 S&P도 이번주 초 "헝다의 디폴트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여파를 막기 위해 나서고 있다. 광둥성 정부는 지난 3일 헝다에 리스크 관리, 내부 통제 강화, 정상 운영 유지를 위한 실무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인민은행을 비롯한 규제 기관들도 헝다의 영향을 통제할 수 있다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다른 중국 개발업체들도 곤경에 처해있다. 피치 사는 카이사 그룹에 대해서도 7일 만기가 도래한 4억 달러의 채권을 변제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면서 역시 같은 상태로 강등시켰다. 카이사가 지고 있는 총 112억 달러의 채무에 대해서도 연쇄 디폴트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