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대선, 좌파 정권에 부통령도 첫 흑인 여성 선출돼
여성 환경운동가 변호사 미혼모 프란시아 마르케스
성평등 비롯 빈곤층 보호 앞장 서
농촌, 해안지대 지지로 페트로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
[보고타( 콜롬비아)= AP/뉴시스] 19일 치러진 콜롬비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으로 당선된 프란시아 마르케스(40).
19일의 최종 결선투표에서 페트로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당선한 마르케스는 8월 7일 취임식 이후로 콜롬비아 정부에서 정치적 대변혁의 주인공으로 활동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르케스는 농촌지역 출신의 빈민 환경운동가이며 변호사, 미혼모, 여성운동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험한 산지로 둘러싸인 먼 오지의 라 토마 마을에서 최초로 수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운동에 앞장 섰다. 그 다음에는 아프리카계 콜롬비아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지역 토지에 침입한 불법 금광 개발업자들과 전쟁을 벌였다.
마르케스는 환경운동을 하는 동안에도 수 없이 살해 협박을 당했고, 정치에 뛰어들어 흑인 콜롬비아 국민과 기타 위기에 몰린 소수자들을 대변하면서 강력한 정계의 대변인으로 떠올랐다.
인권단체인 '안데스 라틴아메리카'의 미 워싱턴 사무소 지메나 산체스 소장은 " 마르케스는 그 동안 콜롬비아에서 부통령을 맡았던 다른 어떤 사람들과도 완전히 다른 인물"이라고 말했다.
"마르케스 부통령은 시골 출신이며 남미 노동자 농민 계급 여성이다. 게다가 콜롬비아에서 가장 오래 반군과의 내전이 계속된 지역 출신이다. 지금까지 콜롬비아의 대통령이나 지도자들은 그녀처럼 살아온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산체스는 말했다.
마르케스는 콜롬비아의 아프리카계 국민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뿐 아니라 양성평등 문제에도 앞장 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페트로 대통령 당선자는 그 동안 여러 차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평등부"( Ministry of Equality)를 신설해서 마르케스에게 맡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경제부문 등 사회전체에서 여성이 당하는 불이익과 인종적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해소하는 일도 마르케스 부통령이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보고타= AP/뉴시스] 콜롬비아 대선의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와 러닝 메이 트 프란시스 마르케스의 선거벽보. 국민이 싫어하는 좌파 게릴라 출신의 페트로가 당선된 것은 흑인과 빈민, 소수 약자를 위한 환경운동가 마르케스의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고 여성에 대한 불평등과 편견을 뿌리 뽑을 것이다"라고 그는 당선 축하 콘서트에 모인 지지 군중들을 향해서 약속했다.
마르케스는 가족들이 지은 작은 집에서 자라나 16살 때 임신해서 낳은 딸을 혼자 힘으로 키운 미혼모이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집근처의 도시 칼리에서 가정부와 청소부, 레스토랑 직원으로 일하며 법학사 학위를 따냈다.
고향 마을 주변의 아프리카계 주민들의 공동 소유지에서 불법 금광업자들을 성공적으로 몰아낸 공로로 2018년에는 "골드만 환경 대상"을 받기도 했다.
마르케스는 지난 해 대선 경선 후보로 출마했지만 3월에 당내 협의에 의해서 구스타보 페트로의 러닝 메이트가 되었다.
하지만 첫 출마시 경선에서 70만표를 얻는 등 전국적인 인기가 기성 정치인을 앞지르며 크게 주목 받았다.
마르케스는 국민들에게 인종차별, 성차별과 빈곤층 기본권 침해에 맞서 싸울 것을 독려하는 연설을 계속하면서, 오랜 무장투쟁과 내전으로 피해를 입은 농촌 지역 유권자들과 도시 지역 청년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정치 분석가들은 마르케스가 그 동안 정치에서 소외되었고 좌파에 대해서도 불신을 가졌던 많은 농민들과 빈곤층을 향해 선거운동을 편 것이 게릴라 부대 출신의 페트로를 당선시킨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페트로는 전에 지지자가 없었던 태평양 연안 지역과 아프리카계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큰 표 차이로 승리할 수 있었고, 이는 마르케스에 대한 신뢰가 좌파 무장세력 출신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능가했기 때문이라고 산체스 소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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