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반부패 운동, 기술자립에 대한 시진핑 불만 보여줘"
NYT, 중국 당국 반도체 거물 잇단 조사 주목
"반도체 핵심기업 몰락, 기술자립 시도 명백한 좌절"
시진핑, 반도체 자립에 '하향식 접근방식' 도입 시도

【우한=신화/뉴시스】2018년 4월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허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우한신신반도체(XMC) 제조 공장을 시찰하하고 있다. 시 주석 뒤에는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 전 회장이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반도체 분야를 겨냥한 중국 사정 당국의 반부패 운동은 시 주석이 대규모 반도체 투자 결과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NYT는 “반도체 분야를 겨냥한 대규모 반부패 조사는 시 주석이 자신이 기대한 것을 얻지 못했거나 적어도 충분히 빨리 얻지 못한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위해 조성한 수십 조원 규모의 정부 투자 사업과 관련해 '부패 스캔들'이 확산되자 사정당국은 반도체 분야의 거물들을 잇따라 연행해 조사 중이다.
조사대상에는 2018년 시 주석이 우한에 있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를 시찰할 당시 뒤에서 수행했던 자오웨이궈 전 YMTC 회장, 2014년 반도체 기업 지원 목적으로 만들어 진 국영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이하 대기금)’ 책임자 등이 포함됐다.
자오웨이궈는 중국 '반도체 굴기'의 대명사인 칭화유니그룹과 그 자회사인 YMTC 회장을 맡았었다.
자오 전 회장은 지난달 중순 베이징 자택에서 체포된 후 중국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개인 소유회사와 칭화유니 관계사 간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칭화유니그룹은 국영기금 등의 대대적인 투자에 힘입어 닥치는 대로 투자해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맹목적인 투자로 회사는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지난해 7월 파산 구조조정 절차를 밟게 됐고, 경영진도 줄줄이 낙마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중국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가 딩원우 대기금 총재(총경리)를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9일 중앙기율위는 화신투자의 전·현직 고위 관계자 3명을 당 기율 및 위법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화신투자는 대기금 운용을 전담하는 국유기업이다.
또한 이번 ‘반도체 스캔들’과 연관돼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반도체 등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현직 장관인 샤오야칭 공업정보화부장(장관)도 지난날 비리 의혹으로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NYT는 “이들 회사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의 핵심 세력으로, 이들의 몰락은 중국이 아무 프로젝트에나 현금을 투척하는 ‘골드 러시(맹목적) 접근방식'을 재고하게 했고, 기술 자립 시도의 명백한 좌절”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런 숙청의 배후에는 ‘정부 주도 기술 자립’이라는 시 주석의 비전과 반도체 산업의 본질 사이 갈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기술집약 산업에 속하는 반도체 산업은 매우 복잡하게 연결돼 있고 통합된 글로벌 공급망과 다양한 지식에 의존하기 때문에 반도체 자립을 실현하는 것이 쉽지 않는 과제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반도체 자립 시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인텔 중국 총괄 사장 출신의 크리스토퍼 토머스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반도체의 자립을 고려하는 모든 정부는 가혹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반도체는 인류 공학분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성과물이자 가장 어려운 분야인데 어떻게 한 나라가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대만 D램 사업의 '국부'로 불리는 찰스 카우도 최근 언론에 “중국이 (반도체 산업) 리더가 되는데 최소 30년에서 5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중국 쪽 기술경영진에게 말하려 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6년 칭화유니그룹은 카우를 메모리 개발부서 수장으로 영입한 적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은 반도체 산업 특성으로 인한 한계와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동맹 강화 정책에 맞서기 위해 마오쩌둥 식의 하향식 정책 접근방식에 손을 뻗는 모양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으로 인해 자립이 필수였던 마오 시대의 하향식 접근방식에 대한 애착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6월 시 주석은 후베이성 우한의 한 기술회사를 시찰한 자리에서 "'목을 조르는 핵심 분야'에서의 (기술) 돌파는 매우 시급한 사안"이라면서 "'신형 거국체제'의 장점을 활용해 기술자립과 자강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신형 거국체제'는 2019년부터 시 주석의 연설문과 당 문서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로, 국가 전체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처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하향식 접근방식도 이런 개념에 포함된다.
반면 일부 중국 전문가마저 반도체 산업의 복잡성 때문에 이런 하향식 접근방식을 경고하고 있다.
중국 과학기술부 산하 관영 매체인 커지르바오의 전 편집장 류야둥은 "거국체제는 중국 선수들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중국이 원자폭탄을 제조에는 도움이 되지만, 반도체 분야에 적용하기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010년대 10%대였던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높인다는 목표 아래 국가적으로 반도체 굴기에 나섰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2021년 기준 약 16.7%로, 목표 달성이 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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