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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군수산업 대규모 전쟁 감당 못한다" WP

등록 2023.03.09 10:50:56수정 2023.03.09 10: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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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뒤 국방예산 줄면서 군수산업 크게 위축

포탄부터 첨단 전투기까지 생산력 크게 미비

[서울=뉴시스]155mm 포탄을 생산하는 미 군수업체 스크랜턴 육군탄약공장.(출처=미 육군) 2023.3.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155mm 포탄을 생산하는 미 군수업체 스크랜턴 육군탄약공장.(출처=미 육군) 2023.3.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국방부가 앞으로 2년 동안 우크라이나 지원에 필요한 무기 생산을 크게 늘리기로 했으나 미국의 군수업체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은커녕 미국이 러시아, 중국 등과 큰 전쟁을 하게 될 경우에 필요한 무기조차 생산할 능력이 없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미국의 국방예산이 8000억 달러(약 1053조 원)에 달하고 군수산업이 크게 발달돼 있지만 미국은 경쟁국들을 기술적으로 능가할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하고 생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 군수산업의 활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신속하게 무기 생산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 국방부는 재고가 소진된 무기를 다시 채우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고 전했다.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핵심 무기들을 생산하는 미 군수업체들의 생산능력이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스팅어 대공미사일 등 부족한 무기들의 생산을 늘리는데 최소 몇 년 이상 걸린다는 것이다. 또 유도 미사일과 전투기, 공격용 드론 등은 전시에 파괴되거나 외국에 지원한 것을 보충하기까지 평상시의 느린 생산 속도로는 15년 이상 걸리며 전시 생산 속도로도 8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래 미국의 지원 규모가 300억 달러(약 39조5000억 원)에 이른다. 대부분 국방부가 비축한 무기를 지원하고 일부만 새로 생산해 지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하루 약 7700발의 155mm 포탄을 발사해 한국전쟁 당시 미군 1개월 사용량 1만4000발보다 월등히 많다. 전쟁 발발 뒤 8개월 동안 우크라이나군은 13년 생산량의 스팅어 미사일과 5년 생산량의 재블린 미사일을 사용했다.

WP는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지난 주 의회에서 포탄과 유도 로켓 등 소진된 재고를 보충하는데 1~3년이 걸릴 것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WP는 CSIS 전문가를 인용해 탄약과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무기 생산만 부족한 것이 아니라며 구형인 UH-60 블랙 호크 헬리콥터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대체하는데 각각 10년과 20년이 걸리고 항공모함을 교체하는 데는 44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WP는 유럽 각국의 사정도 비슷하다면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 지난달 대구경 무기 생산 지연이 3배 이상 길어져 당장 주문해도 생산까지 2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밝힌 것을 인용했다. 또 워게임 결과 독일의 경우 탄약 비축량이 2일 사용량에 불과하고 영국은 8일 사용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WP는 한편 탄약 공급이 부족해져 우크라이나군이 탄약 보급을 배급제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다행히 러시아 역시 공급 능력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 책임자는 최근 러시아군이 칼리브르와 Kh-101 순항 미사일 등이 부족해지면서 공습이 줄었다면서 러시아군이 대규모 공습을 하는데 필요한 미사일을 생산하는데 2달 이상 걸린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의 자체 분석에서도 미 군수물자 생산 능력이 2차 세계대전 당시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전 종식 이후 국방 예산이 줄어들고 미군 병력이 3분의 1 감축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이에 따라 1990년대 51곳이던 미국의 대형 군수업체가 현재 5곳으로 줄었고 전투기 생산업체는 8곳에서 3곳으로 줄었으며 미사일 생산량의 90%를 3개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WP는 당국자들이 현대 무기가 발달하면서 생산과정이 복잡해진 점도 생산 지연의 원인으로 지적한다고 전했다. 2차 대전 당시 포드사는 시간당 1대씩 전투기를 생산할 수 있었으나 록히드 마틴사가 생산하는 F-35 전투기의 경우 1700여 업체로부터 30만여 부품을 공급받아 생산된다는 것이다.

WP는 또 미 육군이 155mm 포탄 생산량을 월 1만4000발에서 3만발로 올 봄 안에 늘리고 이후 최대 9만발까지, 재블린 미사일은 지금의 2배인 연 4000기로 늘릴 계획이며 지대공 미사일의 경우 레이시언사에 12억 달러(약 1조5800억 원) 어치를 주문했으나 생산까지 2년이 걸릴 전망이라고 전했다.

WP는 의회가 승인한 우크라이나 지원 무기 금액이 450억 달러(약 59조 원)에 달하지만 국방부가 2월까지 체결한 구매 계약은 70억 달러(약 9조 원)에 불과해 너무 느리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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