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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미사일 위기부터 무인기 충돌까지…미러 군사대립의 역사

등록 2023.03.15 17: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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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절 U2 정찰기 소련 영공에서 격추

2020년, 러 군함 베링해서 조업한 美어선 위협

에이블 아처, 냉전 시절 대표적 핵분쟁 사건

[AP/뉴시스] 미국 정찰용 무인기(드론) MQ-9

[AP/뉴시스] 미국 정찰용 무인기(드론) MQ-9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군 무인기와 러시아 전투기가 14일(현지시간) 흑해 상공에서 충돌해 드론이 추락했다. 미국 드론이 러시아 전투기와의 충돌로 바다에 추락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그러나 냉전 시대 쿠바 미사일 위기부터 이번 흑해 상공 군용기 충돌까지 21세에 양국은 군사적으로 계속 대치했다고 데일리메일은 14일 보도했다.

미군 유럽사령부는 이날 오전 7시3분께 러시아 수호이(Su)-27 1기가 미군 드론 MQ-9 프로펠러를 강타해 무인기를 공해상으로 불시착하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러시아에 대해 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긴장이 더 고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정찰기 U2 격추

냉전 시절의 상징적인 인물인 조종사 프랜시스 게리 파워스가 몰던 U2 정찰기가 1960년 5월1일 소련 상공에서 격추됐다. U2는 미 중앙정보국(CIA) 첩보기로 당시 소련 상공에서 극비 정찰 임무를 수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U2는 소련 방공망에 걸려 미사일을 맞아 격추됐고 파워스는 소련에 의해 생포됐다. 그는 소련 감옥에서 21개월간 복역했다. 파워스는 KGB(국가보안위원회)로부터 61일 연속으로 심문을 받았다. 소련 법원은 1960년 8월19일 파워스에게 7년간의 노동형을 포함해 10년형을 선고했다. 그는 1년 반 뒤 미국에 붙들린 소련 스파이와 맞교환으로 석방됐다.

소련 지도자 니키타 흐루쇼프는 서기장은 U2 격추 사실을 공개했지만, 미국은 사건 초기 이 항공기는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며 소련 정찰을 부인했다. 미국은 U2가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은 파워스를 영웅으로 칭송했다. 미국 정부는 2012년 최고등급 무공훈장인 은성훈장을 파워스에게 추서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

【서울=뉴시스】미국 중앙정보국(CIA)는 16일(현지시간) 존 F 케네디 정부 시절 기밀문건 1900쪽을 기밀해제했다. 사진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케네디 대통령이 긴급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CNN> 2015.09.17

【서울=뉴시스】미국 중앙정보국(CIA)는 16일(현지시간) 존 F 케네디 정부 시절 기밀문건 1900쪽을 기밀해제했다. 사진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케네디 대통령이 긴급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CNN> 2015.09.17

쿠바 미사일 위기는 전 세계가 핵전쟁에 가장 근접했던 시기로 기록됐다.

1962년 10월 미국은 소련이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집권한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 기지는 미국 남부 플로리다에서 불과 160㎞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쿠바 수도 아바나의 한 술집에서 미국의 비밀요원이 현지 공군 조종사가 동료들과의 대화에서 이 섬에 소련이 핵무기를 보내려고 한다는 대화 내용을 엿들은 것이다. 불과 몇 시간 뒤 10월14일 새벽 미국은 이 이야기가 맞는지 확인할 목적으로 정찰기를 띄웠다.

정찰기 조종사는 쿠바 북쪽 해안 상공을 통과하면서 928장에 달하는 사진을 촬영했다. 미국 정부가 확인한 결과 이 이야기는 사실이었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쿠바에 기지가 건설되고 있고 핵탄두를 장착한 40개의 미사일이 그곳으로 옮겨질 준비가 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케네디 대통령은 한 때 쿠바 미사일 기지를 폭격하고 섬을 침공하는 시나리오까지 준비했다고 한다. 케네디는 비밀 채널을 통해 대화의 문을 열었고 흐루쇼프가 협상에 응하면서 쿠바 위기는 13일 만에 끝이 났다.

미 어선에 대한 위협

2020년 여름 여러 척의 미국 어선들이 알래스카 해안에서 300㎞도 떨어지지 않은 베링해 어업 구역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하던 러시아 군함들로부터 해역을 떠나라는 위협을 받았다.

이 사건은 2020년 8월26일 북태평양의 미국 배타적 경제수역(EEZ) 20해리 안에서 발생했다.

당시 러시아군은 베링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고 있었으며 이는 소련 시대 이후 처음이었다.

[플레세츠크=AP/뉴시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에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 기지에서 야르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시험 발사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영상을 통해 8개월 만에 실시한 핵 훈련을 참관했다. 2022.10.27.

[플레세츠크=AP/뉴시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에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 기지에서 야르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시험 발사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영상을 통해 8개월 만에 실시한 핵 훈련을 참관했다. 2022.10.27.

그곳에서 조업활동을 했던 베스터앨런 어선의 스티브 엘리엇 선장은 "3척의 (러시아) 군함과 2척의 호위함이 우리 쪽으로 오고 있었고 그 방향을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선 노던야거의 톰 토머스 선장도 "러시아 군용기가 해역을 떠나라는 경고를 했다"고 전했다.

에이블 아처 83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1983년 '에이블 아처(Able Archer)'는 냉전 시절 서방과 소련 간 핵 분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에이블 아처 훈련은 나토가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으로 전투준비태세 및 방어준비태세를 의미하는 '데프콘'이 1단계로 격상되는 상황을 상정한 것이다.

그러나 1983년 11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실시한 에이블 아처 훈련에 대해 소련 관리들은 미국 등 서방이 훈련을 빌미로 소련에 대한 기습적인 핵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위기가 고조되면서 소련 지도부는 동독과 폴란드에 배치된 폭격기 등 소련 공군에 최고 경계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유리 안드로포프 소련 서기장은 핵무기를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명령하는 등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두 진영 간 핵전쟁 위기는 소련 지도부가 핵 사용 가능성을 거둬들이면서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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