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잡는 매' 추미애 대권 등판…與 '빅3 구도' 요동
최근 일부 여론조사서 여권 대선주자 3위로 지지율 상승세
박용진 바람과 함께 '1강 2중'서 '1강 1중 다약' 재편 불가피
'윤석열 대항마'로 자리매김 시도…여성·TK 출신도 부각할 듯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제주4·3 희생자 영령에 참배하고 있다. 2021.03.17. [email protected]
검찰개혁과 '윤석열 저격수'를 기치로 여권 강성 지지층의 선호가 높은 추 전 장관이 공식적으로 대권판에 등장하면서 여권의 기존 '빅3' 구도가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랜 고심 끝에 결심했다. '사람이 높은 세상'을 향한 깃발을 높게 들기로 했다"며 23일 오후 2시 유튜브 채널 추미애TV를 통한 출마선언식을 예고했다. 그의 출마가 야권 대선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캠프 내분으로 1호 인사인 대변인이 사퇴하는 위기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윤 전 총장 '대항마'로서의 기대감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판사 출신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정부 출범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던 추 전 장관은 조국 전 장관에 이어 법무부 장관에 발탁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했다.
법무장관 재임 시절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른바 '추·윤 갈등'을 빚기도 한 그는 퇴임 후에도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1위 후보로 떠오른 윤 전 총장에게 맹공을 가하며 목소리를 키워 왔다.
최근 추 전 장관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의 뒤를 잇는 '깜짝 3위'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탄 모양새다. 그의 공식 등판으로 민주당 대권구도에도 일정 부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알앤써치가 매일경제와 MBN 의뢰로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3.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범여권 대선주자 가운데 추 전 장관은 6.8%의 지지율로 이재명 경기지사(33.2%),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12.9%)의 뒤를 이었다.
기존에 여권 잠룡 빅3로 불린 정세균 전 국무총리(3.6%)와 최근 주목도가 급상승한 97세대(90년대 학번에 70년대생)인 박용진 의원(4.1%)을 제치며 3위에 랭크된 것이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7명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민주당 대선 후보적합도에서 추 전 장관은 6.7%로 이 지사(35.4%)와 이 전 대표(14.6%)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추 전 장관에 앞서 여권 대선후보 가운데 유일한 97세대인 박 의원도 '이준석 돌풍'을 타고 대안적 성격의 젊은 대선주자로 주목을 받으면서 빅3 구도를 흔들어 놓은 바 있다.
[김해=뉴시스]차용현 기자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23. [email protected]
특히 추 전 장관은 야권 지지율 1위 후보인 윤 전 총장과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어 그의 향후 행보에 따라 기존 '1강 1중' 체제에 변수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추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윤 전 총장과 징계 문제부터 검찰개혁, 인사안 등을 놓고 갈등과 대립을 반복해 왔다.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조 전 장관과 함께 검찰개혁의 상징적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야권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올라갈수록 이른바 '윤석열 대항마'로 친문 성향의 여권 강성 지지층에서 주목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추 전 장관도 지난 17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이 어떤 사람인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라며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꿩 잡는 매'를 자임한 바 있다.
이날 추 전 장관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다'와 닮아 있는 '사람이 높은 세상'을 대선 슬로건으로 내건 것도 친문 핵심 지지층에 구애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추 전 장관은 공식 출마선언 뒤 윤 전 총장에 대한 파상 공세를 통해 '윤석열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추미애 밖에 없다'는 논리로 여러 후보에게 분산돼 있던 친문 표심을 하나로 모아 존재감을 키우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민주당 대선주자 가운데 유일한 여성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대구가 고향으로 지역구도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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