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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온라인 공연]버지니아 울프 원작, 샤우뷔네 '올랜도'

등록 2020.04.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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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연극 '올랜도'. 2020.04.22. (사진 = 독일 베를린 샤우뷔네 극장 홈페이지(ⓒStephen Cummiskey)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연극 '올랜도'. 2020.04.22. (사진 = 독일 베를린 샤우뷔네 극장 홈페이지(ⓒStephen Cummiskey) 캡처)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현대 실험연극의 중심지' 구실을 해온 독일 베를린의 '샤우뷔네 극장' 작품은 잠을 줄이고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샤우뷔네가 한국시간으로 23일 새벽 1시30분부터 5시간30분가량 스트리밍해주는 연극 '올랜도(Orlando)'(https://www.schaubuehne.de/en/start/index.html)를 보면 기꺼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영국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장편 소설이 원작. 울프의 친구 비타 색크빌-웨스트의 삶에 기반을 둔 부분적 자전적 판타지 소설로 1928년에 출간됐다.

엘리자베스 1세 시절에 태어난 소년 '올랜도'에 관한 이야기다. 400년을 사는 인간이 된 올랜도는 어느 날 잠에서 깨어보니 여자로 변해있다. 92년 전 작품이지만 여성 관련 화두는 현재와 맞물리는 지점이 많다.

케이티 미철 연출로 작년 9월 5일 초연했다. 미철은 영국 로열코트 극장 상주 연출을 거쳐 영국 국립극장(NT)의 초빙연출로도 작업했다. NT와 함께한 울프의 다른 작품 '파도'(The Waves)를 각색한 작품을 올리기도 한 그녀는 '공연계 울프 전문가'로 통한다.

그런 미철의 작품답게 통찰력이 대단하다. 한 사회의 제도와 관습이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여성의 욕망과 성역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톺아본다.

삶과 예술, 현실과 허구를 유연하게 넘나다는 원작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무대 위 퍼포먼스와 라이브 비디오의 결합으로 세련되게 연극적으로 옮겨낸다.

영국 가디언은 초연 당시 리뷰에서 "거울, 그림, 사진 등 프레임이 반복되는 주제다. 이러한 프레임은 미철의 새로운 멀티미디어에 두드러지게 등장한다"면서 "성과 욕망에 대해 거칠지 않은 감동적인 시험이며 주제와 연극 형식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봤다.

샤우뷔네 극장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예술감독이 이끌어온 지난 20년 간 역동적으로 변했다. 오스터마이어는 국내 연극 관객들 사이에서도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2016년과 2018년 LG아트센터에서 각각 내한공연한 '민중의 적'과 '리처드 3세'는 단숨에 매진됐다. 이번 '올랜도'를 꼭 봐야 하는 이유다.

샤우뷔네 극장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공연을 중단했다. 대신 창립 때부터 오늘날까지 수십 년 동안의 공연 녹화분을 매일 한편씩 스트리밍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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