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리뷰]선악 넘나드는 홍광호의 짜릿한 두 얼굴…'지킬앤하이드'

등록 2021.11.03 06:01:00수정 2021.12.09 11:46:3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홍광호 스틸.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1.11.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홍광호 스틸.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1.11.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다정했던 목소리가 순식간에 짐승 같은 목소리로 돌변한다. 선악을 넘나드는 두 얼굴로 짜릿함을 안기는 홍광호는 '홍지킬'의 명성을 재확인시켜준다.

2004년 초연부터 17년째 연일 매진 행렬로 흥행을 이어온 뮤지컬 '지킬앤하이드'가 2년 만에 돌아왔다.

누적 공연 1410회, 누적 관람객 150만명을 동원한 스테디셀러 '지킬앤하이드'는 한 인물이 가진 두 가지 인격의 내면을 다루며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간의 이중성을 그린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베스트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을 각색한 작품이다.

극은 1888년 런던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인 헨리 '지킬'은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해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사람의 정신에서 선과 악을 분리할 수 있는 치료제 연구를 진행한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 단계에 이르렀지만, 그는 권력자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좌절한다.

하지만 지킬은 연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 자신만이 해결할 수 있는 과제임을 깨닫고 스스로가 실험 대상이 된다. 그는 선과 악을 분리시키는 데 성공하지만 악으로 가득 찬 또다른 자아인 에드워드 '하이드'가 몸을 장악하면서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스틸.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1.11.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스틸.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1.11.02. [email protected]

지킬과 하이드를 연기하며 무대를 꽉 채우는 홍광호의 에너지는 압도적이다. 첫 넘버부터 시선을 끄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무대를 휘어잡는다. 그가 무대에 오르면 주변을 볼 틈 없이 오롯이 그와 그 감정에 집중하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특히 홍광호의 두 얼굴은 경이롭고 매력적이다. 2008년에 '지킬앤하이드'에 처음 합류해 이후 '홍지킬'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아온 이유를 다시금 증명한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친절하고 다정한 지킬 그리고 욕망과 악으로 가득 찬 하이드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180도 변신하는 모습은 짜릿한 전율을 안긴다.

'지킬앤하이드' 대표 넘버로 잘 알려진 '지금 이 순간'을 부르는 순간엔 고뇌를 벗어나 확신에 찬 지킬의 모습을 압도적 성량으로 뿜어낸다. 선악을 분리하는 약을 투여한 후 야성적인 몸짓에 거칠고 음습한 목소리로 단번에 돌변하는 하이드의 모습은 긴장감을 유발하며 놀라움을 안긴다. 한 몸에 공존하는 지킬과 하이드를 동시에 오가며 갈등하고 번뇌하는 절정 '대결'에선 관객들을 숨죽이게 하는 강렬한 연기로 여운을 남긴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윤공주 스틸.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1.11.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윤공주 스틸.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1.11.02. [email protected]

무대는 작품 속 상반된 요소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1층과 2층, 오른쪽과 왼쪽, 앞과 뒤로 대비를 이루는 다이아몬드형 무대를 선보인다. 또 1800여개의 메스실린더로 가득차 있으며 양옆 거울로 대비 효과를 이룬 지킬의 실험실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 조명 효과가 지킬과 하이드의 극적인 모습을 연출하는데 몰입감을 높인다.

지킬을 사랑하는 두 여인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따뜻한 손을 내밀어준 지킬을 사랑하게 되지만 하이드로 인해 고통받는 클럽 무용수 '루시' 역의 윤공주는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며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다. 지킬의 곁을 끝까지 지키며 위로하는 약혼녀 '엠마' 역의 최수진도 안정적인 연기와 노래를 펼친다.

오디컴퍼니 20주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번 공연은 내년까지 6개월 넘는 장기 공연에 나선다. 그에 따라 1차와 2차 캐스팅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1차 캐스팅은 홍광호를 비롯해 초연 멤버인 류정한이 돌아왔고 신성록이 새롭게 합류했다. '루시' 역은 아이비와 선민, '엠마' 역은 조정은과 민경아가 나눠 맡았다. 2차 캐스팅 역시 관객들의 기대감이 높아진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스틸.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1.11.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스틸.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1.11.02. [email protected]

'지킬앤하이드'는 내년 5월8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