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자동차…멀티아티스트 장재록 '가속의 상징'
'메멘토 오브 모멘텀(Memento of Momentum; 가속의 상징)'이란 제목을 건 전시에서 설치, 영상, 드로잉, 평면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Heart(심장)'라고 쓰인 거대한 시멘트 큐브를 깨고 그 안에서 자동차의 엔진을 찾아내는 설치작품은 작가의 대표 주제인 자동차와 맥을 같이 한다. 8t이 넘는 시멘트에 엔진을 넣고 그것을 양생한 콘크리트 덩어리를 부수며 그 안에 들어 있던 엔진을 찾아내는 작업을 벌였다.
철골구조 교각을 주제로 한 평면작품도 새롭게 내놨다. 이쪽과 저쪽을 잇는 의미가 있는 교각으로 현재와 미래, 과거와 현재 또는 동양과 서양 등 서로 이어질 수 없을 것 같은 두 개의 요소들을 연결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철 교각은 산업사회에 대한 그의 또 다른 해석의 여지를 보여준 작품이다. 현대 산업사회를 이끌어 온 동력기관과 그 동력기관을 활용하려는 다양한 부대산업들이 동시에 발전해 왔음을 주목한 것이다.
영상작업에서는 자연과 인류문명의 대립관계를 표현한다. 인위적인 동력을 통해 자연의 무한한 에너지와 순환을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콘크리트 속의 엔진이 상징하는 것은 "각박하게 사는 현 시대에 갇힌 사람의 심장을 대변한다. 아울러 현시대의 대표적 산물인 엔진이 미래 문화재가 될 것이라는 의미를 뒀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평면작업에 치중했지만, 예전부터 구상해왔던 설치 작업이라든지 영상 등을 선보임으로써 단순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한국화의 가능성과 나의 예술적 영역 확장을 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평면은 현실과 과거, 설치와 영상은 내가 생각한 머지않은 미래를 표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장에는 기존에 표현한 수묵기법을 한 단계 더 풍부하게 풀어낸 작품도 걸었다. 흑백의 또 다른 화려함과 다양한 색의 깊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면 천 위에 수묵으로 작업한 기존의 재료는 고수했다. 대신 색감을 한층 더 풍부하게 그려냈다.
흑백이 아닌 다양한 색채를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시도해보고 연구를 하고 있으나 색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블랙과 화이트를 뛰어넘는 색을 보지 못했다. 표현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그리고 먹에 대한 어메이징한 의미를 말하지는 않겠다." 29일까지 볼 수 있다. 02-7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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