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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유리바닥이 더 심각한 문제" FT

등록 2016.06.08 18:58:57수정 2016.12.28 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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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로 경제규모가 정체되면서 경제·사회 신분이동이 '제로섬(Zero-sum)' 양상을 보이 있는 가운데 부의 세습으로 막대한 사회적 지휘로 '유리바닥(Glass Floor)'를 구축한 상류층의 신분이 하락한 다는 것은 '유리천장(Glass Ceiling)'에 막혀 있는 서민이 상류층으로 올라가는 것 보다 힘들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사진은 세계 최대 금융가문 로스차일드의 영국 버킹엄셔 저택.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2016.06.08

【서울=뉴시스】 전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로 경제규모가 정체되면서 경제·사회 신분이동이 '제로섬(Zero-sum)' 양상을 보이 있는 가운데 부의 세습으로 막대한 사회적 지휘로 '유리바닥(Glass Floor)'를 구축한 상류층의 신분이 하락한 다는 것은 '유리천장(Glass Ceiling)'에 막혀 있는 서민이 상류층으로 올라가는 것 보다 힘들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사진은 세계 최대 금융가문 로스차일드의 영국 버킹엄셔 저택.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2016.06.08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전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로 경제규모가 정체되면서 경제·사회 신분이동이 '제로섬(Zero-sum)'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부자들이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경제·사회적 신분하락을 막는 '유리바닥(Glass Floor)'을 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로섬'이란 한 사람이 이득을 본만큼 다른 사람이 손해를 봐 전체적으로 득이 없는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0)인 상황을 일컫는다. 즉 확보 가능한 자산총액이 늘어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이 돈을 벌어 상류층으로 '상승'하려면 상류층에서 그만큼 돈을 잃어 '하락'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부의 세습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고 경제·정치·사회 전반에 걸쳐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만든 상류층이 하락한다는 것은 '유리천장(Glass Ceiling)'에 막혀 있는 서민이 상류층으로 올라가는 것만큼 힘들다.

 유리천장이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깨뜨릴 수 없는 장벽'을 뜻하며 본래 여성들이 회사나 조직에서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편견을 지칭하지만, 현재는 소수민족과 사회경제적 지위에 대한 제약까지 확대 해석·적용된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리천장에 대한 문제제기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수십년간 지속해 온 경제성장세로 보이지 않던 유리바닥이 더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또 과거에는 사회의 전반적인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경제성장세를 겪으면서 '꼭대기 공간(Room at the Top)'이 넓어지면서 신분상승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위로 올라가려면 위에 있는 사람을 끌어내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은행(BOI)에 따르면 14~16세기 이탈리아 피렌체를 주름잡고 르네상스 시대를 주도해온 금융업과 양모업, 섬유업, 가족세공 길드(Guild) 출신 신흥귀족·대부호 가문들이 6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탈리아에서 5대 부자 가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금수저' 현상은 중국과 영국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보·사회주의적 전통이 강한 스웨덴에서까지 드러나고 있다.

 또 런던정치경제대학(LSE)이 1970년 태어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난 2015년까지 45년에 걸친 사회적 신분이동을 분석한 결과 실험대상이 5세 당시 인지검사 점수와 상관없이 부유한 아이들이 빈곤한 아이들에 비해 눈에 띄게 더 높은 신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개인적인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도 상류층 아이들은 가족의 경제사회적 '입김'으로 사회적 지휘가 보장되는 셈이다.

 심지어 부자들이 해가 갈수록 한정된 자산의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유리바닥이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을 짇누르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면서 평균자산이 1억 달러가 넘는 슈퍼리치의 자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2020년 전 세계 부의 52%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리바닥을 깨야 한다는 목소리와 가능성있는 해결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현상유지(Status-Quo)를 원하는 기존 세력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영국 공무원인사위원회가 지원자의 배경과 학벌을 감안하겠다고 제안하자 명문 사립학교 이튼스쿨 학장인 윌리엄 왈드그레이브 경이 "이는 사교육을 받은 영국인을 차별하는 것"이라며 보수당 원내총무직에서 사임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사회적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부 선도적인 기업에서는 입사 지원자 학벌과 배경을 살펴 그들의 '순수한 재능'을 평가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영국 비디오게임 개발자 레어(Rare)의 경우 입사 지원자의 능력을 여건에 맞춰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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