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사진기자들, 카슈미르 잠입취재로 퓰리처상 수상
장바구니에 카메라 숨기고 공항여객에 파일운반 부탁
인도의 카슈미르 탄압장면 생생히 전달
【스리나가르(인도)=AP/뉴시스】31일부로 인도 주 자격을 박탈당하고 2개의 직할령으로 분리된 잠무 카슈미르주의 정부청사 건물에 잠무 카슈미르 깃발 대신 인도 국기가 걸려 있다. 지난 8월5일 인도 의회가 잠무 카슈미르주의 자치권을 박탈하는 법안을 승인한 지 86일만에 31일부터 이 법안이 발효되면서 잠무 카슈미르는 더이상 자치권을 갖는 인도의 주 자격을 상실했다. 2019.10.31
AP사진 취재팀의 다르 야신, 무크타르 칸, 차니 아난드 3명은 인도 군대의 전례없는 시위진압과 통행금지 실시, 전화와 인터넷 절단 등으로 카슈미르 주민 700만명이 겪는 고통의 장면을 현장의 복판에 들어가 생생하게 취재했다.
이들은 곳곳에 설치된 도로 폐쇄와 검문소를 피해서 어떤 때에는 모르는 사람의 집으로 들어가 피해야 했다. 카메라를 야채가 담긴 바구니 안에 숨겨가면서 세 사람은 카슈미르의 저항 시위대, 경찰과 민병대의 시위 진압, 주민들의 일상을 촬영했다.
이들은 촬영한 사진의 파일을 가지고 공항에 나가 여행자들을 설득해서 뉴델리 시내에 있는 AP지국 사무실로 운송을 부탁해야 했다고 말한다.
야신 기자는 4일 "우리는 끊임없이 경찰과 숨바꼭질을 해야 했다. 그럴 수록 절대로 침묵할 수 없다는 결심이 더욱 굳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야신과 칸 기자는 카슈미르의 최대 도시인 스리나가르에 주재하고 있는 기자이며 아난드 기자는 인근의 잠무 지역의 주재기자였다.
아난드는 이번 수상소식에 말을 잇지 못했다며 "너무 충격을 받아서 믿어지지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수상은 20년간 AP기자로 일하면서 처음 받은 상이다.
개리 푸루이트 AP회장 CEO는 "분리독립을 위해 오랜 세월 싸우고 있는 카슈미르 분쟁지역의 극적인 폭발 사태를 직접 목격하고 취재한 팀에게 감사한다. 이번 취재는 정말 중요한 임무였고 훌륭하게 잘 해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카슈미르 사진기자들 뿐 아니라 아이티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AP사진 기자들도 이번 수상으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이번 사진상 수상은 AP통신의 54번째 퓰리처상 수상이다. 지난 해에도 예멘 내전과 그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추재한 기사와사진, 동영상 등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특히 올해 재가열된 카슈미르 분쟁지역은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위치한 이 곳의 무슬림이 대다수인 히말라야 지역이 두 나라가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수 십년 째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분쟁은 지난 해 8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힌두교 민족주의 정부가 카슈미르 지역의 인도 지배 지분을 강화,자치권을 박탈하고 주민들을 탄압하면서 한층 더 고조되어왔다.
인도 정부는 가뜩이나 군대로 가득찬 이 지역에 추가로 병력을 투입하고 통금을 실시했으며 시민단체들에게 철퇴를 내렸다. 지역 전체에 철조망 바리케이드를 쳐서 봉쇄했으며 인터넷, 휴대전화, 케이블TV서비스까지 중단시켰다.
인도는 주민들의 독립 요구와 파키스탄의 지배를 막기 위해서는 항의 시위를 강압적으로 잠재울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모든 통신수단이 단절된 곳에서 AP통신은 어쩔 수 없이 직접 현장에 가서 모든 뉴스를 생성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은 시위대와 진압군 양쪽의 불신과 방해 속에서 잠입 취재와 잠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세명의 기자들은 말했다.
이들이 뉴델리행 항공기 탑승객들을 통해서 보낸 메모리 카드와 사진 파일 저장 장치들은 AP지국을 통해 전세계에 전파되었고 직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가장 영예로운 상을 수상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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