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년 전 청주 월오동 지석묘 "산사태 뒤에 또 무덤 썼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지석묘 유적 상하 중층 확인

재난으로 상처 입은 자리 재난안전체험시설 의미

[청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대한문화재연구원 이영철 원장이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 재난안전체험복합타운을 건립하는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인골이 출토된 14호 지석묘 유적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2020.05.14. [email protected]

[청주=뉴시스] 강신욱 기자 = 2700년 전 청동기시대 지석묘(고인돌)가 다량 출토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 지석묘 유적은 산사태가 일어난 뒤에도 다시 무덤을 썼던 것으로 밝혀졌다.

충북도 소방본부와 (재)대한문화재연구원은 14일 오후 재난안전체험복합타운 건립 현장에서 문화재 발굴 현장 설명회를 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고고학자, 언론사,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소속 활동가 등 100여 명이 관심을 보였다.

이곳에서는 지금까지 청동기 지석묘 25기, 석검 3점, 토기 3점, 화살촉 18점, 인골 3구 등이 출토됐다.

발굴단장인 이영철 대한문화재연구원장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지석묘 유적이 상하 중층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산사태가 일어났음에도 계속 묘역으로 사용했다”며 “지석묘 1호를 비롯해 8·9·10·11·12호 등에서 산사태 재난 흔적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충북소방본부와 대한문화재연구원은 14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 재난안전체험복합타운을 건립하는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은 재난 흔적이 있는 10호 지석묘. 2020.05.14. [email protected]

이 원장은 "2700년 전 재난으로 유적이 상처를 입은 그 자리에 재난안전체험시설을 한다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곳은 좁은 공간에서 다양한 지석묘가 모여 있는 '고인돌 백화점'이다"며 "한 묘역에 한 명씩만 쓴 북방식 형태를 띤다"고 설명했다.

발굴현장 상층에서 나온 방형적석(方形積石)에 대해서는 "제사와 관련한 제단 흔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묘실과 관련해서는 "수혈식이 아닌 횡구식"이라고 했다. 횡구식은 3면의 벽을 쌓고 한쪽 벽으로 드나든 뒤 밖에서 벽을 쌓아 막는 방식이다.

21·24·25호 아래 하층에도 지석묘가 더 존재할 것으로 추정했다.

[청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충북소방본부와 대한문화재연구원은 14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 재난안전체험복합타운을 건립하는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출토된 석검과 화살촉 등을 전시했다. 2020.05.14. [email protected]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와 관련해 "이달 말 문화재청 회의 결과에 따라 보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추가 발굴지역에서 유구가 나오면 녹지공간을 활용해 교육자료 등 보존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소방본부는 이곳에 재난안전체험관,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 어린이 안전마을로 구성한 2만5230㎡ 면적의 재난안전체험복합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재 조사가 끝난 재난안전체험관은 12％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는 공공건축 사전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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