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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흑서' 저자들 "백서는 지지자 신념 굳히려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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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25 17:01:30  |  수정 2020-09-25 17:25:09
출간 한 달 기념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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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권경애 변호사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로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기자 간담회에서 책 소개를 하고 있다. 2020.09.2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이른바 조국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저자들이'조국 백서'에 대해 '지지자들의 신념을 굳어지게 하려는 책'이라고 정의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강양구 미디어 재단 TBS 과학 전문 기자,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 참여연대 출신의 김경율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서민 단국대 의과대 교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5명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해 나눈 대담집이다. 지난달 25일 출간됐다.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강양구 기자를 제외한 4명의 저자들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소재 한 서점에서 출간 한 달을 기념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다양한 질문 중에서도 눈에 띈 것은 흑서와는 다른, 반대 목소리를 담은 조국백서에 대한 흑서 저자들의 입장이었다.

진중권 교수는 "그들이 어떻게 프레이밍을 하는 지 봤다. 조국 사태가 토착왜구 세력이 개혁에 반대하기 위해 조국을 희생양 삼아 그런 것이라는 이야기였다"며 "사고방식이 굉장히 이념화 돼있다. 이념적인 망상들을 세뇌시키는 프레임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했다.

진 교수는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해결책으로 제도를 고치고 바꾸고 뒤집는다. 예컨대 조민은 잘못한 게 없고 입시제도가 잘못됐다했고 입시제도가 바뀌었잖나"라며 "제도나 정책 자체를 평가해서 바꾸는게 아니라 변명 차원에서 바꾼 것이다. 추미애 장관 사태도 마찬가지다. 개가 꼬리를 흔드는 게 아니라 꼬리가 개를 흔드는 모양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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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경률(오른) 회계사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로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기자 간담회에서 책 소개를 하고 있다. 진중권(왼쪽부터) 전 동양대 교수, 권경애 변호사, 서민 단국대 교수, 김경률 회계사. 2020.09.25. bjko@newsis.com

권경애 변호사는 "저는 못 읽었다. 잠깐 봤는데 부담이 됐다"며 진 교수의 견해에 의견을 보탰다.

권 변호사는 "이러한 현상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공격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서거 이후 정치에 관심없던 40대들이 대거 민주당의 공고한 지지층을 형성했다. 이들이 절대 무너지지 말고 정권을 지켜야한다는 입장이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다시는 잃을 수 없다는 피해의식이 공고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작은, 사소한 비리들도 다 감싸야한다. 우리 편이니까'라는 인식인 것"이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헤쳐나가야할까. 저는 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큰 잘못이 이런 극단적 사고방식과 결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합리적 토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도 정당 지도자도 그런 것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서민 교수는 "저는 백서를 정독했다. 그런데 백서를 보면 조국은 특권층이고 위선적이라는 것을 깔고 시작한다. 그것부터 잘못됐다고 본다. '원래 특권층은 그런거다'라고 인정한 셈"이라며 "검찰개혁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것이 특정인의 비리를 옹호하기 위해 쓰일 때부터 희화화 된다. 조국백서는 검찰개혁을 희화화했다. 사회에 해악을 끼쳤다고 본다"고 했다.

김경율 회계사는 "저는 흑서에서 사모펀드 부분에만 말을 많이 했다. 역시 백서에서도 사모펀드 부분만 다 읽었다"며 "비교해보면 백서는 조국 사태 초기 여러 언론보도를 소개한 다음 잘못된 부분을 지적한다. 저도 많은 게 잘못됐다는 점에서 공감했다. 그런데 내용을 살펴보면 자금의 흐름 등 이런 내용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저는 사건 초기 전모가 안 드러났고 조국에 대해 많은 게 호도되면서 엉뚱한 핑퐁이 오갔다고 본다. 그래서 자금흐름을 파악하고 이 자금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그런 것을 다뤘는데, 백서 측은 코링크PE가 익성 것이라고만 했다"고 보탰다.

진 교수는 또 "주목해야할 것은 이들의 멘탈리티다. 올바른 사고 논쟁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지지자들에게 신념을 주려고 한다. 사실 근거도 될 수 없는 것을 제시한다.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믿을만한 빌미를 주는 것이지 근거가 없다. 사실, 진실을 배제하고 지지자들의 신념이 굳어지게 하고 유지하려는게 그들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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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로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기자 간담회에서 책 소개를 하고 있다. 2020.09.25. bjko@newsis.com

저자들은 현 정권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진 교수는 "지금 정치철학은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이 아니다. 586 운동권의 시스템이다. 민주주의에서는 상대를 존중해야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보라면 국민의힘이 합리적 보수가 되는 것이, 정의당이 정말 급진적이게 되는 것을, 또 시민사회가 문제점들을 확실히 지적하는 것을 진보라고 봐야한다. 그런데 저들에게 상대는 물리쳐야하는 대상, 돌파해야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핵심 지지층을 확보하는 것이고 그게 40% 정도 되기 때문에 그것만 갖고도 통치가 된다고 인식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현 정권이 시스템을 다 무너뜨리고 있다. 검찰을 무력화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통제위원회가 됐다. 감사원은 대통령 코드에 안 맞으면 나가라고 까지 한다. 사회 시스템을 하나씩 장악하면서 전체주의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게 북한과 다를 게 뭔가"라고 지적했다.

권경애 변호사는 "김상조 정책실장 등 참여연대 출신과 민변에 있던 많은 변호사들이 청와대에 들어갔다. 이 정부가 시민단체와 그렇게 밀접하게 결탁할 수밖에 없는 인적교류가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조성대 선관위원 후보자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이었다. 이런 인적교류 때문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물론 능력이 있어서 쓴 건 맞겠지만 반성해야하지 않을까"리고 했다.

서민 교수는 의사파업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이번 의사파업은 정부 정책이 일반 의사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는데 공감해 불 붙었던 것"이라며 "좌파 진영 사람들하고만 어울린다는 게 이 정부의 문제인 것 같다"고 했다.

조국 흑서는 이날 기준 12쇄까지 발행했다. 총 7만5000부다. 재고를 제외하면 7만부 정도가 실 판매부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독자층은 40대(29.7%)다. 다음으로 50대(24%), 30대(21.3%), 60대 이상(12.6%), 20대(12.2%) 순이다.

조국 흑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출간 이후 5주째 주요 서점가 베스트셀러 차트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예스24와 인터파크에서는 출간과 동시 3주 연속 1위, 교보문고에서는 출간 1주 후부터 이날까지 4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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