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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블랙리스트' 정황 속속…"학계 비판받자 학술회의 인사 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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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08 14:54:54
도쿄신문 분석…"안보법 등 정책 추진해 학계에서 비판받던 시기와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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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왼쪽) 전 일본 총리가 지난 9월 14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총재로 선출된 스가 요시히데 당시 관방장관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열린 총재 선거에서 총재로 선출돼 사실상 새 총리로 확정됐다. 이후 9월 16일 새로운 총리로 취임했다. 2020.09.14.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일본학술회의(이하 학술회의)가 추천한 후보 6명을 임명 거부한 데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8일 진보 성향 도쿄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정권이 일본 학술회의(이하 학술회의) 인사에 관여하기 시작한 시기는 "안전보장관련법(안보법) 등 국론을 양분하는 정책을 추진해 학술계에서 비판이 잇따랐던 시기와 겹친다"고 분석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 이마이 마사토(今井雅人) 중의원 의원은 지난 7일 중의원 내각위원회 폐회중 심사에서 내각부가 '총리에게 학술회의 추천대로 임명할 의무가 없다'는 내부 문서를 정리한 시기는 특정비밀보호법과 안보법, '공모죄' 취지를 담은 개정조직범죄처리법이 차례로 성립된 2018년이라고 지적했다.

이마이 의원은 "많은 학자가 반대했다. 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입헌민주당 유노키 미치요시(柚木道義) 중의원 의원도 학술회의가 2017년 낸 성명에서 군사응용이 가능한 기초연구 조성 국가 제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던 데 대해 거론하며 법 해석 검토의 "발단이냐"고 꼬집었다.

야당 측에서는 스가 총리의 학술회의 추천 회원 후보 임명 거부를 법해석 변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983년 국회 답변에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 전 총리가 "정부가 (총리가 학술회의 후보를 임명) 하는 것은 형식적인 임명에 불과하다"고 답변한 바 있기 때문이다.

야당 측이 이같이 의혹을 제기하는 배경에는 일본 정부의 학술회의 인사 개입 논란이 있다.

지난 1일 스가 총리가 학술회의 추천 회원 후보 6명 임명을 거부하자, 일본 언론들은 전임인 아베 정권에서 이미 인사 관여가 있었다고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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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 6월 4일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왼쪽)가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당시 관방장관이던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2020.06.11.
특히 임명이 거부된 6명이 안보법에 반대했던 학자들이어서 논란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사실상 일본판 '블랙리스트' 사태로 번지고 있다.

신문은 학자들이 정부가 추진한 비밀보호법과 안보법에 반대하는 활동을 전개한 후, 2016년 학술회의가 결원 보충을 위해 후보를 추천했으나 총리 관저는 난색을 표하며 충원을 보류했다고 지적했다.

2017년에는 필요한 추천 후보 105명 보다 많은 후보를 추천하라고 요구하는 등 이례적인 대응을 했다.

다만, 내각부 담당자는 지난7일 내각위원회에서 총리 임명권에 대한 내부 문서가 "관저의 지시에 근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술회의는 정부에 대한 정책 제언과 과학자 네트워크 구축을 목적으로 하는 내각부 기관이다. 1949년에 설립됐다.

관계법에 따라 총리 관할이다. 하지만 활동은 정부로부터 독립해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문, 사회과학, 생명과학, 이학·공학 분야에서 우수한 업적이 있는 연구자 가운데 회의가 후보자를 회원으로 추천한다. 이후 총리가 임명하는 방식이다. 정원은 210명이며 임기는 6년이다. 3년 마다 210명 가운데 절반이 임명된다.

NHK에 따르면 스가 총리가 임명을 거부한 6명은 ▲'안전보장관련법에 반대하는 학자 모임' 찬동자인 그리스도교 학자 아시나 사다미치(芦名定道) 교토(京都)대학대학원 교수 ▲'안전보장관련법안에 반대하는 학자 모임'과 '입헌 데모크라시 모임' 발기인 중 한 명인 정치학자 우노 시게키(宇野重規) 도쿄(東京)대학 교수 ▲ '안전보장관련법 폐지를 요구하는 와세다 대학 유지 모임' 발기인 중 한 명인 행정법 전문 법학자 오카다 마사노리(岡田正則) 와세다(早稲田) 대학 교수 ▲ 5년 전 안보관련법 심의 중의원 특별위원회 중앙 청문회에서 야당 측 공술인으로 나서 "브레이크 없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로 이어질 수 있어 헌법 9조에 반대한다. 헌법상 많은 문제점을 품어 폐안돼야 한다"고 비판한 헌법학 전문 법학자 도쿄지케이카이(東京慈恵会) 의과대학 오자와 류이치(小沢 隆一) 교수 ▲ 안보관련법 테러 등 준비죄 신설 법률과 도쿄 고등검찰청 검사장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입헌 데모크라시 모인' 발기인 중 한 명인 가토 요코(加藤陽子) 도쿄대학대학원 인문사회계 연구과 교수 ▲3년 전 참의원 법무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공모죄와 테러 등 준비법이 "어떤 조직에도 소속하지 않은 일반 시민도 포함해 폭 넓은 시민의 마음속이 심사와 처벌의 대상이 돼, 시민 생활 자유와 안전이 위기에 몰릴 전후 최악의 치안입법이 된다"고 비난한 형법 전문 법학자 마쓰미야 다카아키(松宮孝明) 리쓰메이칸(立命館) 대학 대학원 교수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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