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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결전의 날, 백악관 회의서 어떤 답 내놓을까(종합)

등록 2021.04.13 00:00:00수정 2021.04.13 00: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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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표 청구서에 최상·최악 시나리오 예상

차량용 반도체 투자 주문 시 부담감 커져

중요 판단 앞두고 이재용 부회장 부재 뼈아파

삼성전자 결전의 날, 백악관 회의서 어떤 답 내놓을까(종합)


【서울=뉴시스】옥승욱 기자 = 삼성전자가 참석하는 미국 백악관 반도회 회의가 12일(미국 현지시간) 개최된다. 이날 미국 백악관으로부터 받게될 '바이든표 청구서'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투자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적으로 중국 측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삼성전자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일단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여러가지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회의 표면적 목적인 반도체 수급 대란에 대해서만 협의한다면 삼성전자로선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파운드리 공장 증설에 대한 속도와 함께 차량용 반도체 생산까지 추가로 주문해 온다면 매우 어려운 숙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개최되는 ‘반도체 CEO 서밋'에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한다. 현지와 시차를 고려할 때 한국 시간으로는 13일 새벽 회의가 시작된다.

이번 서밋은 미국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주재한다. 초청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외 대만의 TSMC, 구글 모회사 알파벳, AT&T, 포드, GM, 미국 파운드리 기업인 글로벌 파운드리, HP, 인텔, 마이크론, 방산업체 노스럽 그러먼, 네덜란드 자동차 반도체 회사 NXP 등 19개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최시영 사장(파운드리 사업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DS(반도체·부품) 사업본부의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의 고위 임원들은 주말에도 대책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 반도체 수급 논의에 그친다면 최상 시나리오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자가 받게 될 청구서에 주목하고 있다. 청구서 무게에 따라 삼성전자가 짊어지게 될 부담감이 어느 정도일지 판가름 날 전망이다.

회의 표면적 목적인 반도체 수급 대란에 대해서 논의하는데 그친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삼성전자는 미국내 계획하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다.

현재 미국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은 170억 달러를 투자하며 반도체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오스틴 지역이 증설 부지로 유력한 상황이다.

미국이 삼성전자에 파운드리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달라 주문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삼성전자로선 계획하고 있는 투자를 진행하는데 있어 시간만 앞당기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차량용 반도체 투자 주문 시 부담감 커져

현재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는 시나리오는 증설 투자 속도와 함께 차량용 반도체 생산까지 주문하는 경우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요구를 쉽사리 내치기 어렵단 대목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까지 떠안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수익성 등을 고려해 파운드리 공장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거의 생산하지 않고 있다.

또한 경기도 평택을 중심으로 파운드리 경쟁력을 키우려는 미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가장 부담스러우면서도 리스크가 커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다.

이는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 때문이다.포드 GM 테슬라 등 미국 주요 기업이 반도체 부족 사태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기에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는 미국 내 생산기지 확보가 무엇보다 당면과제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는 물량 부족이 심각해 GM 등 주요 완성차들이 정상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서밋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재한다는 것만 봐도 그 무게감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반도체 부족 사태를 안보와 연관지어 고려한다는 대목에서 삼성전자에게 가할 압박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성명에서 "반도체 부족은 바이든 행정부에게 시급한 경제와 안보 우선 순위를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며 "이 부족은 공장을 유휴 상태로 둬 미국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미국 측 요구를 온전히 수용하다가는 최대 시장인 중국 측 심기를 거스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어 고민이다. 결국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측의 요구조건을 최대한 충족시키는 선으로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난제가 놓여져 있다.

중요한 판단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는 뼈아프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18일 '국정농단 공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달 충수염 응급수술을 받고 현재 삼성병원에 입원 중에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주말내 마라톤회의를 진행한 것 자체가 이번 서밋에 대한 중압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투자 압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로선 고심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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