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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세계 車업계 매출 4위…R&D투자비중 '최하위'

등록 2021.07.07 13:3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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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제품·전동화·자율주행 경쟁력 위협받아"

임금 비용부담·차별적 R&D 지원 탓…세제혜택 늘려야

현대차·기아, 세계 車업계 매출 4위…R&D투자비중 '최하위'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그룹 중 매출 4위를 기록했지만 연구개발(R&D) 투자는 10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비교대상 그룹 중 최하위를 나타냈다. 임금 등 비용부담으로 영업이익률이 낮은데다 R&D 세제지원이 주요 국가에 비해 낮아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7일 세계 13개 자동차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주요 자동차그룹의 R&D 투자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221억 유로로, 폭스바겐(2228억 유로), 토요타(2152억 유로), 다임러(1543억 유로)에 이어 세계 4위였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3억 유로로 세계 8위였고, R&D투자는 36억 유로로 10위에 그쳤다. 특히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9%로 최하위를 나타냈다.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모든 자동차그룹이 매출액의 4~6%를 R&D에 투자한 것과 대비된다.

R&D 투자액이 가장 큰 업체는 폭스바겐으로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139억 유로(매출액 대비 R&D 비중 6.2%)에 이르는 투자를 단행했다. 토요타와 다임러도 각각 86억 유로 수준의 투자를 실시했다. 포드·BMW·혼다도 각각 60억 유로대의 투자를 했다. 반면 테슬라는 13억유로(매출액 대비 R&D 비중 4.7%)를 투자하는데 그쳐 금액면에서 최하위를 나타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현대차·기아가 R&D 투자 부족으로 ▲고부가가치 제품력 ▲전동화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에 따르면 R&D투자 규모가 1등인 폭스바겐 그룹의 경우 아우디·벤틀리·포르쉐 등 3개 프리미엄 브랜드의 그룹 내 판매대수 비중은 23.3%(130만대)에 불과하나 매출액 비중은 42.9%에 이른다. 반면 현대차는 2016년 '제네시스' 고급브랜드를 출시했으나 세계 판매 374만대 중 12만9000대(2.9%)에 불과해 R&D투자를 늘리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협회 분석이다.

전동화 역시 R&D투자 비중이 높은 폭스바겐, 다임러 등이 전동화 본격 추진하면서 3년 만에 중국 등을 제치고 시장주도권을 탈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비교적 빠른 전기차 개발 투자로 순수전기차(BEV) 모델을 2017년 4종에서 2020년엔 10종으로 확대했으나, GM(9종), VW(16종), 다년러 (8종) 등이 R&D투자를 확대하면서 현대차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순수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6.3%로 전년대비 1.3%p 증가하는 동안 폭스바겐은 5.9%p 증가한 10.5%, GM은 5.0%p 증가한 10.8% 등 빠른 성장을 나타냈다.

자율주행 역시 R&D투자비중이 높은 미국·독일·일본계가 선두그룹이며 한국은 이들에 비해 1년 정도 뒤처진다는 것이 협회 분석이다. 협회에 따르면 독일 아우디·일본 혼다 등은 이미 자율주행 레벨3 차량을 출시했고, 다임러·BMW·GM 등도 올해 안에 레벨3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국은 내년 말 양산 출시가 예정돼 있다.
현대차·기아, 세계 車업계 매출 4위…R&D투자비중 '최하위'


협회는 현대차그룹 등 우리 기업들의 R&D투자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이유로 ▲임금 등 비용부담으로 인한 매출액 대비 낮은 영업이익률 ▲정부의 대기업 차별적 R&D 지원 정책 ▲대기업 R&D투자에 대한 저조한 세제지원을 꼽았다.

협회는 "대기업의 R&D 질적 성과가 가장 높지만 정부 예산 배분은 출연연, 대학, 중소기업 위주로 이뤄져 대기업들은 차별적으로 소외되는 상황"이라며 "대기업의 높은 R&D성과에도 불구하고 2019년 국가연구개발비는 출연연40.0%, 대학 24.4%, 중소기업 15.0%, 중견기업 6.9%, 국공립연 5.1%, 대기업 1.8%순으로 배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R&D세액공제는 투자액 중 0∼2%에 불과하나, 프랑스 30%, 영국 13%, 캐나다 15%, 스페인 25∼42%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KAMA 정만기 회장은 "고부가가치화, 전동화, 자율주행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R&D투자 확대가 중요하다"며 "기업은 R&D 투자여력 확보를 위해 노사화합, 임금안정 등을 통해 비용절감과 영업이익률 제고에 노력해가는 한편, 정부로서는 글로벌 기업과의 동등 경쟁 환경 조성 차원에서 장기적으론 대기업 차별적 R&D지원을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특히 자동차 산업은 산업생태계가 중요한 점을 감안해 차량용반도체, 소프트웨어, 수소차관련 부품소재기술, 배터리 등 미래차 관련 주요기술들은 조속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돼 R&D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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