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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20차례 불참, 벌금 800만원…법원 "진실한 양심 의문"

등록 2021.10.2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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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카투사 나온 30대...개인적·종교적 신념 이유로 예비군 거부
법원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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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현역병으로 만기전역했지만 전쟁을 거부하는 개인적·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20차례 예비군에 불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진실한 양심에 따른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판시했다.

1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박예지 판사는 최근 예비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모(33)씨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조씨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자신의 집에서 부인을 통해 예비군교육훈력 소집통지서를 전달받았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총 20차례에 걸쳐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조씨는 2009년 카투사에 입대해 만기전역했다. 아버지가 장로교 목사로 모태 신앙인 조씨는 제대 후 기독교 종파 중 하나인 재세례파에 속하는 교회에 다녔으며 2014년부터 개인적·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예비군 훈련을 거부했다.

조씨는 '2007년 신을 만났고 2008년 이스라엘 가자지구 폭격사건을 통해 군대에 간다는 것, 전쟁과 평화란 무엇인가 등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당시 주변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얘기할 분위기가 아니라 카투사에 입대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조씨는 '군복무 기간 동안 전쟁과 평화 책을 읽고 군대와 전쟁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게 됐고, 개종한 교회의 신자가 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구체화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018년 11월 양심적 병역거부를 처음 인정했으며, 지난 1일 대법원은 종교를 이유로 한 양심적 예비군 훈련 거부도 처벌해선 안 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다만 대법원은 '피고인은 양심상 이유로 예비군훈련을 거부하지 않고는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될 것이라는 절박하고 구체적 양심에 따른 것이며 그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이라는 사실을 수긍할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고 판시한다.

이에 박 판사는 조씨의 가정환경, 성장환경, 학교생활, 신앙생활, 사회활동, 군복무, 훈련거부 경위 등을 모두 종합해 진정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인지 여부를 판단했다.

우선 박 판사는 "조씨의 아버지는 장로교 목사로 장씨는 장로교에서 세례를 받고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왔는데, 위 종교에선 양심적 병역거부를 교리로 하지 않고 조씨의 아버지는 양심적 병역거부 자체에 관해 찬성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씨가 제출한 학창시절 생활기록부 등에 의해도 가정환경, 성장환경, 학교생활에서 병역의무 이행거부와 관련한 양심이 형성되고 있다거나 그런 양심상 결정이 실제 삶에 표출됐다고 볼 만한 객관적, 구체적 자료가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대학교 입학 후 기독교 동아리에서 활동했으나 양심적 병역거부 활동을 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부족한 반면, 동료로부터 카투사가 영어공부를 할 수 있고 편하다는 조언을 듣고 카투사에 지원해 현역 복무했다"고 밝혔다.

또 "조씨에게 양심적 병역거부는 그렇지 않으면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씨가 2014년부터 예비군훈련을 거부한 것이 구체적이고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양심에 따른 것인지 의문이 든다"면서 "조씨의 병역의무 이행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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