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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군부, 비상사태 선언하고 과도정부·주권위원회 해체

등록 2021.10.25 20:27:15수정 2021.10.25 20: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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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년 전 30년 집권 대통령 축출한 뒤의 민간과 군부 분권 무너져
최고 기관 주권위원회 위원장의 민간 교체 앞둬
바시르 전 대통령의 ICC 이첩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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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2021년 5월 자료사진의 수단 주권위원회 위원장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 부르한은 25일 주권위원회와 과도정부를 해산하고 비상사태를 선언해 군 쿠데타를 사실화했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민간과 군부의 권력분점 과도정부가 세워진 지 2년 만에 25일 아침(현지시간)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것으로 우려되었던 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 최고 지도자가 비상사태를 선언해 쿠데타 및 과도정부 붕괴가 사실화했다.

이날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은 첫 쿠데타 보도 후 6시간이 지나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압달라 함독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물론 '주권위원회'를 해체하고 비상사태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정치적 파벌 간의 다툼에 국가가 어지러워져 군부가 개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부르한은 이어 총선까지 새로운 전문관료의 새 정부가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르한은 자신이 이날 해체시킨 주권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왔다. 30년 집권의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이 2019년 4월 축출되고 수감되기까지는 그 전 해 가을부터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수단전문가협회의 공이 컸다.

그러나 4월 대통령궁 및 그 앞 국방부 청사 앞 시위를 통해 바시르가 무너진 데는 군부가 바시르를 '버리기'로 결정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바시르를 버렸던 군부는 전문가협회 등 민간 단체들과 권력분점에 합의했는데 군부와 민간이 반씩 들어가는 주권위원회를 군이 먼저 위원장을 맡고 18개월이 지나면 민간이 맡기로 했다. 주권위원회는 민간 위주의 과도정부를 통제하는 최고 기관이라고 할 수 있고 부르한이 위원장에 올랐다.

민간과 군부는 2019년 하반기에 3년 뒤인 2022년 하반기에 총선을 치르기로 합의하고 민간 주도의 과도정부를 구성시켰다. 이 정부의 함독 총리는 경제학자로 유엔 고위관리 출신이었다.

총선이 2022년에서 2023년으로 늦춰졌고 주권위원회의 위원장 교체 시기도 올 하반기로 지연되었다. 미국 국무부의 제프리 펠트먼 수단 특사가 23일 방문해 24일 주권위원회의 부르한 위원장과 함독 총리가 이에 관해 합의하는 것을 지켜보았다고 과도정부의 공보부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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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수단의 바시르 정권 축출 후 성립된 과도정부 압달라 함독 총리 2019년 8월 사진

미국 특사가 떠나자마자 25일 아침 부르한 위원장을 우두머리로 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주권위원장 교체 합의는 물론 주권위원회 자체를 무효화한 것이다. 쿠데타 후 과도정부 소식을 전했던 공보부는 군부가 함독 총리에게 쿠데타 인정을 요구했으며 이에 불응하자 총리 부부를 모처로 연행해 억류했다고 말했다.

바시르 정권 붕괴를 묵인하고 기여했다고 할 수 있는 군부가 다시 쿠데타로 과도정부를 뒤엎은 데는 강경파의 군부 장악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바시르 전 대통령은 군 출신으로 1989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고 2003년 서부 다프푸르의 반정부 시위를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당시 바시르는 다르푸르의 자국민 30만 명을 학살했다는 혐의를 받아왔는데 다르푸르 진압에 앞장섰던 군 강경파가 과도정부 수립 후 주권위원회의 인정 아래 '신속대응군'을 편성했다. 이는 초기부터 민군 간 갈등 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2010년에 벌써 다르푸르 혐의가 인정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국제 사회에 수배자 체포장이 발부되었던 바시르는 축출된 후 수단에서 가장 험한 감옥으로 이송되었으나 ICC에 이첩되지 않았다. 이 바시르 이첩을 둘러싸고 과도정부와 군 위주의 주권위원회, 군부 내 온건파와 강경파가 대립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수단 과도정부는 1990년대 미국 해병대에 대한 테러를 인정하고 미국에 30억 달러를 배상했다. 이에 미국은 수단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시켜주었으며 그간 막혔던 여러 국제기관들의 경제 지원이 가능해졌다. 수단은 나아가 지난해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했고 경제 상황도 조금씩 개선되는 상태였는데 쿠데타가 난 것이다.

지난달 군부 일부와 군 지지 정당들이 쿠데타를 모의 실행한 뒤부터 군 개입을 요구하는 시위가 수도 하르툼에서 공공연히 펼쳐져왔다.

과도정부 입인 공보부는 억류된 함독 총리가 평화적인 시위를 당부하고 "혁명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수단전문가협회는 평화적 전제를 달지 않는 쿠데타 반대 시위를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수도 거리에 군인들이 배치되어 있고 시위대도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양측 간 충돌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2018년 하반기부터 과도정부 수립 때까지 거의 1년 동안 시위로 희생된 시민은 100명 안팎으로 많지 않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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