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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참사" 영불해협 난민보트 전복 사망자 31명→27명(종합)

등록 2021.11.25 10:44:11수정 2021.11.25 12: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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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경찰, 밀항업자 4명 체포

영·프 정상 통화…"밀항 범죄조직 막을 것"

마크롱 "해협이 무덤되도록 하지 않겠다"

존슨 "충격과 경악"…佛 통제 부족 비난

난민단체 "더 많은 희생 막아야…대책 촉구"

올해 2만5700명 밀입국 시도…지난해 3배

[칼레=AP/뉴시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칼레항에서 난민 선박 침몰 사고에 관해 기자회견 하고 있다. 이날 영불 해협을 건너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밀항하려던 소형 보트가 칼레항 인근 수역에서 침몰해 27명이 숨졌다. 다르마냉 장관은 이 사고를 "난민이 관련된 최악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2021.11.25.

[칼레=AP/뉴시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칼레항에서 난민 선박 침몰 사고에 관해 기자회견 하고 있다. 이날 영불 해협을 건너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밀항하려던 소형 보트가 칼레항 인근 수역에서 침몰해 27명이 숨졌다. 다르마냉 장관은 이 사고를 "난민이 관련된 최악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2021.11.25.

[서울=뉴시스] 신정원 강영진 기자 = 24일(현지시간) 영불해협에서 난민보트가 전복돼 최소 27명이 사망했다.

BBC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이날 프랑스 북부 칼레항 앞바다에서 난민 보트가 침몰해 27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당초 어린 소녀 1명 등 여성 5명을 포함해 3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는데 사망자 수를 하향 조정했다. 또 생존자 2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위독한 상태라고 했었다.

프랑스 경찰은 이번 참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밀항업자 4명도 체포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희생자들이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 "다만 보트는 독일에서 구입했으며 횡단을 시도한 대부분의 난민들이 벨기에를 통해 프랑스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은 프랑스와 유럽연합(EU), 전 세계에 국가적인 슬픔의 날"이라며 "우리는 (난민의 밀입국을 지원한) 밀항업자들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2014년 자료 수십 이래 이 해협에서 발생한 단일 인명피해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즉각 전화 통화를 하고 공동 대응을 약속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장관 긴급 회의도 소집했다.

성명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우리는 사람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밀항) 범죄 조직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하기로 했다"며 "오늘의 비극적인 인명 희생은 이러한 치명적인 희생을 막고 범죄 조직의 사업 모델을 깨기 위해 모든 일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상기시킨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애도를 표하면서 "이 해협이 무덤이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며 "책임자를 찾아 처벌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존슨 총리는 긴급 회의를 주재한 뒤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이 (추운) 날씨에 해협을 건너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고 안타까워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프랑스가 상황을 통제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반해 프랑스 측은 올해 초부터 경찰 600명을 투입해 북부 해안지대에서 밀항업자 1552명을 체포하고 밀항조직 44개를 해체했다면서도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영국으로 불법 도항하려는 시도가 연초부터 4만7000여건 있었고 우리의 구조 활동으로 이 중 7800명을 구출했다"고 주장했다.
[칼레=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칼레항 주변에서 난민 권리 옹호 단체와 활동가들이 "인권, 분노" 등이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2021.11.25.

[칼레=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칼레항 주변에서 난민 권리 옹호 단체와 활동가들이 "인권, 분노" 등이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2021.11.25.


난민 인권 단체들은 난민들이 바다를 통해 영국에 입국하지 않도록 안전한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엔베르 솔로몬 난민위원회 위원장은 "정부가 근본적인 접근 방식을 바꾸기 전 얼마나 많은 비극을 봐야 하는가"라면서 "매일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 없이 집을 떠나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안전을 찾으려는 사람들을 처벌하거나 밀어내는 잔인하고 비효과적인 전술을 끝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톰 데이비스 국제앰네스티 영국 난민 및 이민자 인권 운동 관계자는 "안전한 수단을 마련할 때까지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야 하는가"라며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하게 이주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접근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번 사건은 작은 보트에 의존한 채 영불해협을 통해 영국에 입국하려는 난민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영국이 공식 입국 통로를 막으면서 밀항업자들이 안전하지 않은 보트에 터무니 없는 비용을 요구하며 밀항을 돕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올 들어 2만5700명이 작은 보트를 타고 이 해협을 통해 영국으로 건넜는데 이는 지난해의 3배가 넘는 수치다. BBC는 특히 11월 179척이 밀항을 시도해 올 들어 가장 많았으며 이달 초엔 하루 1000명 이상이 영국에 도착했는데 이는 신기록이라고 보도했다.

또 2019년 8월 이후 14명이 희생됐고, 지난달 5명을 포함해 7명이 실종된 바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번 참사 전 인명 피해가 가장 컸던 것은 지난해 10월 쿠르드계 이란인 5명이 탄 보트가 침몰해 사망한 사건이다. 이들의 시신은 15개월 후 노르웨이 해안으로 밀려와 발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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