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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석유 금수·인플레 놓고 고민…"베네수엘라·사우디에 증산 요청"

등록 2022.03.07 12:24:04수정 2022.03.07 13: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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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러 경제제재에서 석유대금 지불 예외로 지정했지만

석유회사들 이미 러시아산 석유 수입 사실상 금수중

유가 6일 130달러 돌파, 미 휘발유도 2008년 이후 최고

베네수엘라·사우디에 고위당국자 파견 증산 요청중

[서울=뉴시스] 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5.6% 상승한 110.84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7월 이후 최고치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5% 이상 급등해 2013년9월 이후 최고 수준인 109달러대를 기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5.6% 상승한 110.84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7월 이후 최고치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5% 이상 급등해 2013년9월 이후 최고 수준인 109달러대를 기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가 러시아로부터 석유 수입을 금지하라는 의회의 압력에 직면해 있으나 석유금수가 물가를 올릴 것을 우려해 망설이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기준유가는 6일 오후 배럴당 130달러를 초과했으며 미국내 휘발유가는 갤런당 4달러를 넘어 2008년 이래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 정부는 동맹국들과 석유금수를 활발하게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최근 몇 달 동안 40년 이래 최고로 높은 물가상승율로 인해 공격을 당해왔다. 물가상승은 수요 증가와 공급망 혼선, 노동력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에 더해 에너지가격이 급등하면 물가상승의 최대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최근 석유와 천연가스 및 기타 생필품 가격이 최근 몇 년새 최고치까지 급등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 시설에 대한 폭격으로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 미 의원들 모두가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수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지난 5일 양당 상원의원 22명이 수입금지 법안에 서명했으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법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인 민주당을 포함해 의회가 이같이 압력을 가하면서 대러 추가 제재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온 백악관이 어려움에 처했다. 특히 미국의 동맹국들은 미국보다 더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최근 미 고위당국자들은 대러 석유금수 문제에 관해 국제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줄타기를 해왔으나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5일 제재 강행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했다. 그는 "세계 시장에 석유 공급량을 적절한 선으로 유지하면서 러시아산 석유를 금수하는 문제를 유럽 협력국및 동맹국들과 활발하게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원유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제재 대상국인 베네수엘라에 고위당국자들을 파견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5일 보도했다. 또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AXIOS)는 6일 백악관 당국자들이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왕세자가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크지의 토막 살해에 관련됐다며 제재해온 사우디에 고위당국자들을 파견하는 문제를 논의중이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매장량이 세계 최대이며 미국의 제재를 받기 전 미국 남부 해안 지역 석유 수요량의 대부분을 공급했었다. 미 남부 해안가의 정유공장들은 대부분 베네수엘라산 중질유를 정제하기 위해 만든 것들이다. NYT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미국에 대한 석유수출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석유를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이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세계 소비량의 10%을 공급한 것으로 미 에너지부 통계에 나타난다. 석유 거래 담당자들은 금수조치 가능성 때문에 지난주 원유가격이 2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바이든 정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다. 석유가격 인상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약점이 되는 한편 미 동맹국들도 미국과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지난 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최대 핵발전소를 포격하면서 생필품 가격이 급등한 직후 "조 바이든이 수십년래 최고치에 달하는 물가상승에 책임이 있다"고 트윗했다.

민주당원이자 로비스트 출신으로 컨설팅회사 RBJ 스트래티지스사를 운영중인 스티븐 브라운은 "대통령이 막다른 골목에 처했다"면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어떻게든 이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매우 강력한 경제제재를 러시아에 취하면서도 제재로 인해 에너지난과 유가 인상이 촉발되는 것을 피하려고 애써왔다.

미국은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VTB를 제재하면서도 천연가스, 석유, 석유제품에 대한 대금 지불은 허용했다. 또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UFT)에서 러시아 은행을 배제한 조치도 에너지 시장에 대한 타격은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그같은 노력이 실패했다. 석유회사들이 금수 대상이든 아니든 정부 제재를 받거나 러시아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는 비난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이미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 유가는 지난 4일 배럴당 118.11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6일에는 130달러선을 넘었다.

미국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량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지난해 미국 전체 정제유 수입량의 약 8%(하루 67만2000배럴)만이 러시아에서 수입됐다. 반면 유럽연합(EU)는 전체 원유 수입의 27%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한편 미 노동부는 오는 10일 2월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며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982년 이래 가장 높은 7.5%에 달했다. 6일 전국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2008년 이래 갤런당 4달러를 넘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유권자 이탈을 막기 위해 애써왔으며 다른 나라 정부들과 함께 비축유를 방출해 유가인상을 억제해 왔다.

그러나 미 상원 에너지 및  천연자원위원장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과 위원회 공화당측 대표 리사 머코우스키 상원의원은 지난 3일 러시아산 화석 연료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맨친의원은 법안이 미국민들에 미칠 영향을 묻는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갤런당 10센트를 더 내겠다고 말했다.

석유업계는 금수를 지지하고 있다. 미 정유회사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줄여왔다. 정유회사 단체인 미 연료 및 석유화학 제조사 단체는 금수조치로 인해 발생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의원들에게 설명해왔으며 미국이 추가적인 러시아산 석유 구매 금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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