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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흔들린 인텔' 삼성전자, 남의 일 아니다

등록 2022.04.20 1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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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눈 뜨고도 당한 위기 상황을 '회색 코뿔소(Gray Rhino)'에 빗대 말하곤 한다.

육지에서 코끼리 다음으로 덩치가 큰 동물인 코뿔소는 달릴 때면 땅이 흔들릴 정도라고 한다.

아주 먼 곳에서도 코뿔소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알면서도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삼성전자가 맞은 위기도 그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갤럭시S21의 발열 논란을 이번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 사태의 전조로 보는 사람이 많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칩에는 수많은 트랜지스터(반도체 소자)가 들어가는데, 전류가 흐르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열을 내뿜는다. 제조사가 방열 처리를 해서 사용자가 열기를 느낄 정도면 문제다. 전자기기는 열에 민감한 데 배터리나 다른 부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그렇지만, 전자기기가 정보 처리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21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발열 논란을 잠재우며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불과 몇 개월 만에 신제품에서 성능 논란은 물론, 고의 성능 저하라는 신뢰 문제까지 일으켰다. 복기하자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었던 셈이다.

지속적인 경고로 인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위기에 왜 봉착하는지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그중 하나는 '자만에 빠진 탓'일 수 있다.

반도체 제국 인텔의 경우가 그렇다. 인텔은 반도체라는 업의 창조자면서, 이후 50년 이상 제국으로 융성해왔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엄청난 변화와 마주하고 있다. 이미 공정 기술에서 경쟁사 및 파운드리에 2세대 이상 뒤쳐졌다. 삼성전자에 2017~2018년 추격을 허용한 뒤 2019년 왕좌에 복귀하는 듯 하더니, 지난해 또다시 삼성전자에 역전됐다.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PC 시장마저 AMD의 추격이 거세다.

반대로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을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도 냉혹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70조원 고지에 올랐다. 이어 4분기 76조원, 올해 1분기 77조원으로 3분기 연속 매출 기록을 다시 썼다. 올해 300조 매출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그런데 주가는 떨어지고, 구성원의 불만이나 개선 요구로 내부가 시끄럽다. 지난해 TV 시장은 16년 연속 1위, 스마트폰 시장도 1위, 반도체는 매출 기준 업계 1위로 재도약했는데도 "위기"라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던 삼성전자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누구는 "호재성 발표 하나만 나와도 시장의 평가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수많은 위기 상황을 극복해온 저력에 대한 신뢰다. 하지만 여전히 절반의 소비자들의 원성이 여전히 거세다.

인텔 몰락의 수많은 노정에는 반도체 칩에서 치명적인 보안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6개월 넘게 숨기는 등 소비자를 기만한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기술 변혁기에 글로벌 1등으로 대전환을 이루었듯이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통해 사업의 품격을 높여 나가자"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고객은 어디에 있는가.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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