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단독]LGU+ 세계 첫 소비자용 AR글래스 2년 만에 판매중단

등록 2022.06.23 15:02:03수정 2022.06.23 15:15: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내달부터 '기기값 절반' 5G 요금제 혜택도 종료

AR 콘텐츠 부족·사용자 편의성 한계 넘지 못해

AR글래스 시장 관심 여전…구글·애플 등 진출 시동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세계 최초 5G 증강현실(AR) U+리얼글래스를 출시한다고 밝힌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모델들이 U+리얼글래스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2020.08.11.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세계 최초 5G 증강현실(AR) U+리얼글래스를 출시한다고 밝힌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모델들이 U+리얼글래스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2020.08.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LG유플러스가 자사가 세계 최초로 선보였던 소비자용 증강현실(AR) 글래스 판매를 출시 2년 만에 중단했다. 준비 물량이 소진된 데다 수요 부족으로 추가 생산이 이뤄지지 않아 판매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이유다. 업계에선 AR 콘텐츠가 별로 없고 실용성마저 떨어지면서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AR글래스 'U+리얼글래스' 판매를 중단했다. 'U+ 리얼글래스'는 지난 2020년 8월 LG유플러스가 중국 스마트 글라스 스타트업 엔리얼(Nreal)과 협업해 세계 최초로 선보인 소비자용 AR글래스다.
 
 안경을 쓰듯 기기를 착용하면, 콘텐츠 화면과 실제 눈앞의 전경이 혼합돼 나타난다. 렌즈를 통해 유튜브 등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는데  360도 공간에 콘텐츠 화면을 배치하고, 최대 100인치 이상으로 확대해 시청할 수 있다. 렌즈가 투명해 서비스 이용 중에도 앞을 볼 수 있다.

출고가는 69만9000원(부가세 포함). LG유플러스는 10만원 이상의 5G 요금제 가입자 혜택 중 하나로 '리얼글래스 팩'을 제공, 이용자들이 절반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그리 저렴한 가격이 아닌데도 출시 한 달 만에 초도 물량 1000대를 모두 완판돼 화제가 됐다.

당시 AR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무거운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DM) 기기를 이용해야 했지만, 리얼글래스는 무게가 110g으로 상대적으로 가볍고 시야가 막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LG유플러스의 포부도 컸다. 국내 AR글래스 시장을 선점하고 생태계를 선도한다는 야심이었다. 또 미국의 AR·VR 협업 플랫폼 개발 기업 스페이셜(Spatial)과 손잡고 리얼글래스로 이용 가능한 원격회의 시스템 '스페이셜'도 선보였다.

하지만 시대를 너무 앞섰던 것일까. 한계가 명확했다. 우선 기기 단독 사용이 불가능하다.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유선 케이블로 스마트폰을 연결해야 했고, 오래 착용하기도 불편했다. 이미지나 텍스트 인식을 위한 카메라 렌즈도 달려있지만 정작 렌즈 넘어 보이는 실제 영상과 혼합해 쓸만한 AR 서비스도 부족했다.

그나마 유튜브나 영화를 빔프로젝터처럼 스크린을 확대해 크게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인데,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는 저작권관리(DRM) 문제로 이마저 쉽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점점 제품을 외면하게 된 이유다. 

결국 LG유플러스는 출시 2년만에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요금제 이용에 따른 반값 혜택도 다음달 1일부로 종료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며 “다음달부터 5G 요금제 카테고리팩 혜택 중 하나인 리얼글래스팩도 종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 생산이 단종된 데다 재고도 다 소진했다”며 "후속 제품 출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가 해외 기업들을 제치고 당당하게 소비자용 AR글래스를 먼저 내놨지만, 현재의 AR글래스 기술로는 실제 안경처럼 편하게 사용하기 어렵고, 활용도 또한 부족했던 셈이다. 구글이 지난 2012년 IT업계 최초로 AR글래스를 공개하고도 아직 제품을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콘텐츠와 편의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다.

하지만 AR글래스는 여전히 IT기업들에게 투자 매력도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구글은 지난 5월 '구글I/O 2022' 행사를 통해 실제 안경과 매우 유사한 디자인으로 실시간 번역기능을 제공하는 AR글래스를 공개했고, 애플도 2024년 출시를 목표로 AR 글래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