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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가, 그 책이 그 책?…'불편한 편의점'의 역풍

등록 2022.09.14 06:00:00수정 2022.09.14 15: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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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불편한 편의점 1, 2 (사진=나무옆의자 제공) 2022.09.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불편한 편의점 1, 2 (사진=나무옆의자 제공) 2022.09.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2권도 베스트셀러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서점가에는 역풍이 불고 있다.

'불편한 편의점' 제목과 표지가 비슷 비슷한 책이 쏟아져 '그 책이 그 책' 같다는 독자들의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편의점 그림 같은 비슷한 표지에 내용도 일상을 담은 비슷한 이야기들로 오히려 관심이 덜 가게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서점가는 '불편한 편의점'같은 '일상 소설'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청파동 골목의 작은 편의점을 무대로 풀어낸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옮긴 '불편한 편의점'이 히트하면서다. 지난해 출간된 이 책은 현재까지도 70만 부 이상 팔렸고 1권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출갇된 2권도 한 달 만에 13만부가 판매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불편한 편의점'을 펴낸 출판사 나무옆의자는 "일상적인 소재와 표지"를 성공 전략으로 꼽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있을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고 이를 표지에도 반영했다. 출판사와 김 작가가 함께 협의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 그림을 넣었다.

출판사 측은 "동네에 있는 흔한 이야기를 통해 편안하게 독자에게 다가가려는 의도가 제대로 통했다"며 "이는 책 주요 구매자가 국내 주류 독자인 30~40대 여성이 아닌 10대, 20대, 50대인 것에서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일상 소설 트렌드를 이어받은 것은 클레이하우스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이다. 평범한 동네 서점인 '휴남동 서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이 소설은 지난 1월 출간돼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더니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지난 4월 올랐다.

[서울=뉴시스] 최근 출간된 일상 소설 (사진=놀, 마시멜로, 문예춘추사, 팩토리나인 제공) 2022.09.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근 출간된 일상 소설 (사진=놀, 마시멜로, 문예춘추사, 팩토리나인 제공) 2022.09.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불편한 편의점'과 '휴남동 서점'이 연이어 히트를 친 후 출판계에서는 비슷한 부류의 소설 출간이 크게 늘었다. 주로 '어느 동네'에 '어느 가게'가 들어선 이야기들이다.

최근 출간된 일상 소설만 해도 지난 7월 '수상한 목욕탕'과 '하쿠다 사진관'부터 이달 출간된 '외모 대여점'까지다. 그 밖에도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지 않으면서도 유사한 표지를 한 소설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출판계에 따르면 '불편한 편의점' 이후 유사한 표지와 제목으로 출간된 책은 50여 종에 달한다.

최근 늘어난 일상 소설에 대해 출판계는 "하나의 생존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출판계 관계자는 "중소형 출판사는 갈수록 작아지는 출판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슷한 느낌의 책을 낼 수밖에 없다. 최근 유행인 '불편한 편의점'류 소설을 출간하면 최소 2쇄는 보장된다고 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형 출판사에서는 피로감이 높은 이러한 흐름을 지양한다는 분위기다. 한 대형 출판사 관계자는 "이처럼 비슷한 느낌의 책을 내는 건 매대에 올라가면 오히려 눈에 띄지 않는다"며 "표지의 경우에도 어느 출판사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나오면 오히려 그 시안을 제외한다"고 전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를 운영하는 한기호 출판평론가도 "책이 각자의 개성을 갖고 컨셉을 제대로 표현하는 게 좋다"며 "특정 유행이나 흐름을 타는 출판계 분위기는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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