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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동원' 선포했지만…"러군, 탄약·장비·훈련 모두 불가능"

등록 2022.09.23 14: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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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싱크탱크 "러시아, 최근 공세에서 전력 50~90% 상실"

전쟁기간 동안 장비만 6300 대 파괴…이 중 탱크 1168대

시빌린 "신규 병력 투입해도 효과 내년 봄은 돼야 나타나"

[이지움=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이지움에서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러시아 국기를 짓밟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4월 러시아군이 점령해 돈바스 공세를 위한 군수 보급 중심지로 활용하던 이지움을 탈환했다. 2022.09.14.

[이지움=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이지움에서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러시아 국기를 짓밟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4월 러시아군이 점령해 돈바스 공세를 위한 군수 보급 중심지로 활용하던 이지움을 탈환했다. 2022.09.14.

[서울=뉴시스]한재혁 기자 = 러시아가 부분적 동원령을 선포한 가운데 이번에 신규 모집되는 예비역들은 훈련과 무장 능력에서 준비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CNN이 22일(현지시간)보도했다.

앞서 지난 21일 푸틴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인해 불리해진 전황을 뒤집고자 부분 동원령을 선포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번 동원령으로 약 30만명의 예비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문제는 이들에게 보급될 무기가 턱없이 모자라다는 것이다.

영국 전략컨설팅회사 시빌린의 알렉스 로드 유라시아연구원은 "러시아는 현재 30만명에 달하는 예비역들에게 신속히 무기를 배급할 수도 없고 이들을 신속히 배치하기도 어렵다"며 "전쟁 기간동안 중요 전략 자산을 잃어 이미 투입된 병력에 보급하는 것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시빌린 제이티 크럼프 최고경영자(CEO) 역시 러시아군의 보급 상태에 대해 "러시아가 몇몇 총기에 필요한 탄약 수급에 어려움을 부딪힌데다 무기를 수리할 부품을 찾아야 하는 지경에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이미 파견된 러시아군의 피해도 막심하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이번 주 초반 서방 국가 측 전문가와 우크라이나 정보부를 인용해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공세로 인해 50%에서 90%의 전력을 소실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재탈환 공세에서 밀려 수많은 점령지와 인명을 잃어서다.

여기에 파괴된 탱크나 장갑차 등의 전쟁 장비도 관건이다. 오픈 소스 정보 플랫폼 오릭스에 따르면 러시아군 장비는 전쟁 기간 동안 최소 6300대 이상이 파괴됐고 이 중 1168대는 탱크다. 이는 사진과 영상으로 확인된 정보인만큼 실질적인 타격은 더욱 막심할 것으로 보인다.

오릭스에서 근무하는 야코프 야놉스키 군사 분석가는 "실제로 러시아는 새로 동원할 30만명의 군대를 위한 현대전 장비를 충분히 보유한 상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심적인 동기에서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대비된다. 푸틴이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특수군사작전'이라고 표현하면서 러시아군이 사활을 걸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가브리엘류스 란즈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교장관은 지난 21일 "(러시아군이 전쟁에 나가야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보니 (러시아인들이) 전쟁에 나가기 원치 않아 하는 것 같다"며 "그렇다보니 그들은 무기도, 방어구도, 방탄모도 없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전쟁터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CNN 또한 "우크라이나 군의 경우, 고향과 국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명확한 목적이 있다"면서 "반면 러시아군은 그들이 왜 우크라이나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키이우(우크라이나)=AP/뉴시스]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로 가는 도로 모습. 최근 전투에서 파괴된 러시아 탱크가 도로 한가운데 서 있다. 2022.04.16.photo@newsis.com

[키이우(우크라이나)=AP/뉴시스]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로 가는 도로 모습. 최근 전투에서 파괴된 러시아 탱크가 도로 한가운데 서 있다. [email protected]


설령 러시아 보급과 동기부여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실전 배치는 여전히 난관에 갇혔다. 전문가들은 "30만명의 병력이 신속하게 전투 훈련을 받는 것 역시 불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2008년 러시아는 군대의 현대화·전문화를 목표로 한 군대 개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옛 소련 당시 운용되던 지휘통제소들이 없어져 대규모 군대의 신속한 훈련이 어려워졌다.

러시아 물류를 연구해온 트렌트 텔렌코 전 미국 국방계약관리국 품질관리감사관은 "현재 러시아에는 충분한 장교도, 대규모 동원에 필요한 훈련 시설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동원된 군인들은 아마 푸틴이 벌인 전쟁에서 새로운 사상자만 늘리게 될 것"이라며 "훈련도 지휘체계도 통신도 없이 AK소총을 들고 돌격하는 20~50명 가량의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첫 포격에 무너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이번 동원령으로 징집된 동원병들은 내년 봄에야 투입될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시빌린 측은 "(지금 병력을 투입해도) 우크라이나는 한겨울이다"라며 "내년 봄은 돼야 신규 병력 투입이 전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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