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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금융사고에 칼 빼든 금감원…내부통제 강화될까

등록 2022.10.03 12:00:00수정 2022.10.03 12: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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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끊이지 않는 은행권 횡령사고…금감원 내부통제 개선안 발표
금융사 내규 개정 통한 자율적 대책 한계…실효성에 의문도
내부통제 실패 관련 경영진 관리책임도 빠져…"추후 별도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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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뉴시스 DB)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우리은행의 700억원대 횡령사고와 은행권의 10조원대 이상 외환거래로 촉발된 금융사의 내부통제 미비를 놓고 금융감독원이 3일 금융권 내부통제 개선 대책을 내놓았다.

잇달아 발생한 대형 금융사고와 구멍 뚫린 내부통제 시스템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자 금감원이 금융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칼을 빼든 셈이다.

그러나 법규 개정 권한이 없는 금감원의 조직 특성상 이번 대책은 금융사들의 자율적인 내부통제 기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효성을 장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감원이 내부통제 강화에 나선 것은 금융권 횡령사고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거액의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진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과 중소서민(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상호금융) 권역에서 발생한 횡령·배임·사기 등 금전사고는 2017년 1046억원, 2018년 936억원, 2019년 444억원, 2020년 553억원, 2021년 500억원 등이다.

올해 들어서만도 상반기까지 우리은행 횡령사고를 비롯해 40건, 총 927억원 규모의 금전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내부통제만 제대로 작동됐어도 막을 수 있었던 횡령 사고는 2017년 78억원, 2018년 65억원, 2019년 223억원, 2020년 39억원, 2021년 180억원, 2022년 상반기 747억원 등으로 금융사고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업권을 가리지 않고 매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횡령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현 내부통제 시스템에 허점이 많음을 증명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금감원은 은행연합회와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 4개 상호금융중앙회, 업권별 주요 금융사들과 내부통제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책을 논의해 왔다.

이달 중 대책 발표를 목표로 했던 금감원은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금융권의 허술한 내부통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이자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의 이번 대책은 ▲사고 취약부문에 대한 통제기능 강화 ▲금융사 자체 내부통제 역량 제고 ▲건전한 내부통제 문화 정착 ▲사고예방 감독기능 확충 등 4개 부문의 20개 과제로 구성됐다.

그러나 상당수 과제가 금융사의 내규개정을 통한 자율적인 대책 마련 수준인데다 앞으로 관리를 강화하겠다 정도의 모호한 내용도 많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본점 기업개선부에서 10년간 장기 근무하며 700억원대 횡령사건을 일으킨 우리은행 직원 사례를 막기 위해 순환근무제 예외 허용 기준을 개선한다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은행의 특정 부서에 5년 이상 배치된 장기 근무자에 대해 채무·투자현황 신고를 의무화하는 등의 방안이 거론됐지만 이번 대책에는 장기근무자 목표비율을 관리하면서 예외 허용절차를 강화한다는 정도로만 담겼다. 순환근무 예외 근무기간의 한도를 몇 년으로 설정할지도 제시되지 않았다.

내부통제를 관리하고 준수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준법감시인 제도와 관련해서도 준법감시조직의 인력과 전문성을 확충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수준에 그쳤다.

올해 6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준법감시인 담당 인력 비중이 국민은행(1.0%)을 제외하면 농협은행(0.59%), 신한은행(0.82%), 우리은행(0.82%), 하나은행(0.91%) 등 금융당국 권고수준인 1%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데다 이들 은행에서 지난 5년 간 준법감시인들의 업무정지요구권 사용은 전무한 만큼 보다 실효성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상자산 환치기'로 알려진 10조원대 이상 외환거래와 같은 이상거래에 대해 은행의 상시감시와 관련해서도 고위험 이상거래 추출시 보고·처리 절차를 체계화한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담기지 않았다.

또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업무의 겸직, 이를테면 '대출영업'과 '서류 진위확인, 심사, 기표, 송금지급' 등을 동일인이 맡지 못하게 반드시 분리한다는 직무분리도 원칙적으로는 금융회사 자율로 운영키로 했다.

내부통제에 대한 경영진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 빠진 것도 실효성에 의문을 더하는 대목이다.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는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겠냐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는 지배구조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정책당국이 아닌 금감원의 한계상 이번 대책에는 빠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법규 개정 등이 필요한 내부통제 관련 경영진 관리책임, 내부통제 기준 준수의무 강화 등은 현재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TF 논의를 거쳐 추후 별도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이복현 금감원장이 금융사 내부통제 미비의 책임을 최고경영자(CEO)에게 묻는 데 대해 신중한 입장을 수차례 밝혔고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금감원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문책경고 취소청구소송과도 맞물려 있는 이슈여서 금융위 TF에서도 상당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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