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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아버지 장례 치렀어요"…외국인 노동자의 감동 편지

등록 2024.05.21 00:00:00수정 2024.05.21 0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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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병원장에게 갚은 100만원.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병원장에게 갚은 100만원.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인선 인턴 기자 = 한 의사가 필리핀 이주노동자에게 아버지 장례에 참석할 비용을 내라며 내어준 100만원을 8개월 만에 돌려받은 사연이 알려졌다.

충남 아산에 있는 현대병원 박현서 원장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다.

박 원장은 지난해 9월 일주일간 입원한 필리핀 이주노동자 A씨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는 "A씨는 퇴원을 하루 앞두고 부친의 교통사고 사망 소식을 접했지만 필리핀으로 돌아갈 비용이 없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본국에서 A씨의 모친을 돌보고 있었고 동생들은 나이가 어려 A씨가 보내주는 돈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했던 것이다.

그는 "A씨는 필리핀으로 돌아가 아버지의 장례를 치러야 했지만 비행기표를 살 돈이 없어 병실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박 원장은 사연을 듣고 아무 말 없이 100만 원을 A씨 손에 쥐여줬다. 박 원장은 그러면서 "필리핀 가서 아버지 잘 모셔요, 내가 빌려주는 거야, 나중에 돈 벌어서 갚아요"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런데 실제로 8개월이 지난 18일 A씨는 병원을 다시 찾았다. 그는 1만원권 지폐 100장이 든 봉투와 편지를 내밀었다.

A씨는 편지에서 "돈을 늦게 드려 죄송하다. 소중한 돈으로 아버지 장례를 잘 치렀다. 감사하다"고 적었다.

박 원장은 "A씨가 잊지 않고 8개월 만에 돈을 갚으러 왔다는 걸 알고 울컥했다"고 전했다.

이어 "가족에게 돈을 보내면서도 매달 한푼 한푼 모아서 이렇게 갚으려고 애를 쓴 걸 보니 눈물이 났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순수하고 정직하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감동이다" "한 사람에게 살아가는 힘을 줬다" "굿 닥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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