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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겨울에도 감산 않는 이유는

등록 2022.10.10 09:00:00수정 2022.10.10 09: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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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공정 선제 도입으로 위기 대응 나서

원가 절감·기술 리더십 강화로 정면 돌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둔화에도 감산 대신 차세대 생산 공정 도입 등을 통해 정면 돌파를 택했다. 대부분 감산을 택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와는 다른 길을 택한 만큼 삼성전자의 자신감이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를 통해 내년 5세대(1b) 10㎚(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급 D램의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D램은 회로 선폭을 줄여 집적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생산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 같은 면적에 더 많은 회로를 그려 넣는 것이다. 그러면 웨이퍼(원판) 한 장당 더 많은 양의 칩을 생산할 수 있다. 칩 한 개에 생산 원가가 줄어드는 셈이다.

4세대 D램의 경우 이전 3세대 제품에 비해 생산성은 25%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5세대 D램 양산을 시작으로 성능과 용량을 높이는 한편, 4세대 D램의 생산 비중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D램 차세대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경쟁 업체에 비해 더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원가 경쟁에서 유리할 전망이다.

EUV 노광 기술의 특징은 웨이퍼에 회로를 한 번에 찍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처럼 회로를 새기는 작업을 반복하는 멀티 패터닝(Multi-Patterning) 공정을 줄이면서도 정확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제품의 수율을 향상해 생산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업황 둔화에도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역시 이 같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소품종 대량 생산 품목으로, 표준화된 제품을 얼마나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지가 사업 성패를 결정한다. '규모의 경제'을 실현하고 있는 선도 기업이 불황기에도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1992년부터 30년째 D램 시장 '부동의 1위'로, 낸드플래시도 2002년부터 20년 연속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번 설비 가동을 멈추면 재가동까지 천문학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감산은 극약처방으로 평가 받는다.

삼성전자가 내년 5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 계획을 발표한 것은 원가 절감 측면 외에도 '세계 최초' 타이틀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지난해 업계 3위 미국 마이크론이 가장 먼저 4세대 D램 양산을 공식화했고, 이어 지난해 7월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EUV 노광 공정을 적용한 4세대 D램 양산을 밝혔다. D램 시장에서 숱한 '세계 최초'의 기록을 써내려 간 삼성전자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5세대 양산을 시작으로 6세대 D램도 선행 개발하는 등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나갈 전망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이정배 사장은 차별화된 솔루션과 시장 창출을 통해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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