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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에게 악기는 오케스트라…스트라스부르필, 유럽 최고될 것"

등록 2022.12.09 14: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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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프랑스 명문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내한공연
우즈벡 영재 출신 아지즈 쇼하키모프, 지휘봉
'리스트 환생' 캉토로프 "임윤찬, 놀라운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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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휘자 아지즈 쇼하키모프. (사진=Jean-Baptiste Millot 제공) 2022.1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지휘자는 악기가 없어요. 그 악기는 바로 오케스트라죠.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을 유럽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만드는 게 제 목표에요."

167년의 역사를 지닌 프랑스 명문 악단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내한한다. 지난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다. 오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을 비롯해 성남, 진주, 안동을 찾는다. 지난해 9월부터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음악감독이자 지휘자 아지즈 쇼하키모프(34)와 함께 한국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다.

쇼하키모프는 지난 8일 화상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은 정확도가 높다. 악보에 충실한 연주를 들려주되, 그 안에서 뛰어난 유연성을 갖고 있다"며 "프랑스와 독일 양국의 강점을 모두 갖고 있는 오케스트라"라고 소개했다.

1855년 벨기에 지휘자 조제프 하셀만이 창단해 베를린 필하모닉(1882~), 로열콘세르트허바우(1888~) 보다 긴 역사를 갖고 있다. 스트라스부르 시립 오케스트라를 거쳐 1994년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가 됐다.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에 위치한 지역으로, 알퐁스 도데의 소설 '마지막 수업'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이 악단 역시 프랑스와 독일의 색채를 동시에 흡수하며 명성을 쌓아왔다.

30대의 젊은 지휘자로 지난 1년간 악단과 호흡을 맞춰온 그는 "우리는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있다. 끊임없이 좋은 연주를 들려주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휘자로 제가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제 음악에 충실하면 되죠. 제가 가진 생각과 아이디어를 단원들과 잘 공유하고 함께 연주하는 게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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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휘자 아지즈 쇼하키모프. (사진=Nicolas Roses 제공) 2022.1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쇼하키모프는 18살의 나이에 모국인 우즈베키스탄 국립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 자리에 올랐다. 11살에 처음 지휘를 공부한 그는 13살에 우즈베키스탄 국립 오케스트라 무대로 데뷔하고 그해 부지휘자로 임명됐다. 21세였던 2010년엔 구스타프 말러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냈지만 어린 나이에 쉽지만은 않았다. "연주자들이 제 부모님보다 나이가 더 많은 50~60대잖아요. 어린 지휘자로서 그들에게 확신을 심어줘야 했죠. 제 나름대로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일부러 틀린 음을 연주해서 지휘자가 잘 준비돼 있는지 확인하는 연주자도 있었죠.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국 지휘자로 그들에게 확신을 줄 수 있었어요."

이번 공연은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는 프랑스 작곡가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 1번'으로 문을 연다. 라벨 편곡의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도 들려준다. 협연자로 나서는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25)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지난 2019년 22살에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캉토로프가 대회 결선에서 연주했던 곡이다. 당시 다른 연주자들은 많이 연주되는 곡인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택했지만, 그는 2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는 이 대회 역사상 단 세 명에게만 주어졌던 그랑프리도 네 번째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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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사진=Jean-Baptiste Millot 제공) 2022.12.09. photo@newis.com

"사실 저도 몇 달간 1번을 준비했어요. 워낙 유명하고, 저도 200번 이상 들었죠. 그러다 보니 이미 많은 정보가 내재돼 저만의 해석을 내놓기가 어려웠어요. 어느 날 우연히 2번 악보를 봤는데 신선하게 다가왔죠.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것 같았어요. 오페라 또는 발레 같은 느낌도 들었죠.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었고 사운드 면에서 다양한 가능성이 있어서 이 곡을 선택했어요."

시적인 표현과 섬세한 기교를 보여주는 그는 '리스트의 환생'(미국 팡파르 매거진)이라는 극찬도 받았다. 이 같은 수식에 "감동적"이라면서도 "거리를 두려 한다"고 밝혔다. "음악가는 외부의 말이나 평가보다 음악에 중심을 두고 정직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뚝심있게 답했다.

한국 피아니스트들도 세계 콩쿠르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임윤찬의 연주를 듣고 놀라웠다고 전했다. "그 나이에 그 정도 수준의 균형과 기교, 음악성을 보일 수 있는 게 놀라웠다.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큰 관심과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캉토로프에게도 차이콥스키 콩쿠르 이후는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이었다. "어떤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이죠. 물론 저도 콩쿠르가 끝난 후 그 역사와 전통에 걸맞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책임감과 압박감도 느꼈어요. 하지만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열렸죠. (차이콥스키) 콩쿠르 이전이 저의 어린 시절이었다면, 이후는 성인의 시간이 시작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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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사진=Jean-Baptiste Millot 제공) 2022.1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16세에 낭트의 라 폴 주르네 페스티벌에서 데뷔한 그는 음악가 집안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인 장자크 캉토로프다. 어릴 적부터 음악과 함께 자라온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아버지가 연주하는 소리, 다른 음악가들과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무의식 중에 음악적 환경 속에 늘 있었다"고 돌아봤다.

지난 4월 리사이틀로 처음 내한한 캉토로프는 올해 세 번째 한국 공연이다. 지난 7월엔 서울시향 무대에 섰다. 한국 관객들과의 또 한번 만남에 그는 "연주가 끝난 후 공연장에 펼쳐진 침묵의 시간이 아주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에 남았다"며 "저를 비롯한 오케스트라 모든 단원이 한국 방문을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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