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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칼바람 계속된다 [금융권 감원한파⑤]

등록 2022.12.26 07:00:00수정 2022.12.26 09: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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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확산·경기 불확실성에 인력 감축 필요성

'호실적' 은행권, 3년치 임금 받고 희망퇴직 선택

경기 회복해도 디지털 전환에 인력 조정 이어질 듯

'희망퇴직' 칼바람 계속된다 [금융권 감원한파⑤]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주요 은행에 이어 증권사와 카드사 등도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 비대면 전환과 경기 침체 전망에 금융권의 인력 감축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최대 수익을 거둔 은행권의 '희망퇴직'이 본격화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소형 증권사에 이어 대형 증권사도 인력 감축에 나섰다.

은행권에서는 희망퇴직이 매년 실시되면서 정례화하는 분위기다. 비대면 전환과 은행 영업점 축소로 인력 효율화를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사 적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인력 재조정이 필요하다.

은행 점포 수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에서 1100개 이상의 은행 지점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은행 지점 1112개가 폐쇄됐다. 2017년 340개가 줄어든 이후 2018년 74개, 2019년 94개, 2020년 216개, 2021년 209개가 줄면서 감소세가 빨라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179개 지점이 문을 닫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예년부터 희망퇴직을 실시해왔다. 올해만 특별하게 시행하는 게 아니다"라며 "대면 영업이 줄어들면서 인력 감축은 앞으로도 계속될 흐름"이라고 말했다.

은행 내부에서는 올해 은행들이 이자 이익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유리한 조건에 퇴직을 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라는 분위기다. 내부 기준에 따라 3년치 임금을 특별퇴직금으로 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 임금피크제를 앞두고 희망퇴직으로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실적이 좋다 보니 희망퇴직 보상 규모가 충분히 제2의 시작을 모색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희망퇴직 바람은 은행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증권사들은 하반기 자금 경색과 시장 침체에 구조조정에 나섰다.

내년에 시장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에 몸집을 줄이면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에서 시작된 인원 감축 칼바람이 대형사인 KB증권으로까지 번지면서 업계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증권업계에서도 비대면 영업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지점 수가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9개 증권사의 국내 지점 수는 9월 말 기준 898개로 1년 전 951개에서 줄었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에 비대면 영업이 확산하고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금융권의 희망퇴직은 금융업의 디지털 전환으로 인력 감축 수요가 발생한 데 더해 전체적인 경기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인적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디지털 전환은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미 소비자들이 비대면 환경에 익숙해져 있고 은행이나 증권사 영업점을 찾는 일이 적다 보니 불필요한 영업 인력이나 점포를 줄이려는 노력이 가시화하고 있다"며 "은행은 영업을 잘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구조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직원들도 희망퇴직 대상이 되는 것을 보면 금융사가 디지털 영업으로 전환하면서 필수 불가결한 IT 인력 외에 영업 인력은 상당수 줄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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