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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한 달째…업체, 환경부 입장 제각각

등록 2022.12.30 1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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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콧 매장 "전체 10%만 시행 대상…다 같이 해야"

참여 매장 "인력 소모·항의성 민원에 스트레스 가중"

환경부 "순조롭게 정착 중, 회수율 묻자 집계 중"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30일 오전 제주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키오스크에 '1회용컵 보증금제' 거부를 알리는 쪽지가 붙여져 있다. 2022.12.30. oyj4343@newsis.com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30일 오전 제주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키오스크에 '1회용컵 보증금제' 거부를 알리는 쪽지가 붙여져 있다. 2022.12.30.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환경부의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제주와 세종시를 대상으로 4주째 시범 시행 중인 가운데 제주 일부 프렌차이즈 매장들이 여전히 보이콧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제도에 동참한 업체들도 불편함을 호소하는 등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30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는 음료를 주문할 때 일회용 컵에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부과하고, 소비자가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그대로 돌려주는 제도다. 이달 2일부터 제주와 세종시에서 전국 100개 이상 가맹점을 갖고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한해 시행하고 있다.

◇"환경 보호 취지 동의…모든 매장 똑같이 해야"

이날 뉴시스가 찾은 제주 지역 모 프랜차이즈 카페 키오스크에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보이콧을 알리는 쪽지가 붙여져 있었다. 이 매장은 제도 시행 전부터 다른 매장들과 함께 거부 의사를 밝혀온 매장이다.

이들의 제도 거부 요지는 '형평성 결여'다. 친환경적인 일회용컵 사용을 위해 도입된 제도이지만, 적용 범위가 국한돼 실효성이 떨어지고 업체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논리다. 제주만 봐도 전체 3300여개 식음료 업체 중 10%인 349개 매장만이 시행 대상이고, 이 중 최대 100여개 매장에서 보이콧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보이콧 중인 매장들은 대부분 저가 커피 브랜드다. 1500~2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소구하고 있지만, 주문과 동시에 보증금 300원이 자동 추가되면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업체 측에서 쪽지까지 붙여가면서 키오스크에 적용된 보증금제를 막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주도 내 일회용컵 보증금제 보이콧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제주프렌차이즈협의회'는 지난달 1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을 보호하고 지키려는 제도 취지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해 프랜차이즈만이 아닌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으로 대상 범위를 확대해 형평성 있는 제도를 시행하라"고 피력했다.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1회용컵 보증금 라벨. 2022.12.30. oyj4343@newsis.com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1회용컵 보증금 라벨. 2022.12.30. [email protected]


◇"하나하나 씻고, 보증금 건네야…'왜 받냐' 민원까지"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참여하는 업체에서도 제도에 따른 인력 소모와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보증금 반환에 쓰이는 바코드 라벨을 구입해 하나하나 컵에 붙여야 하고, 손님을 응대하다가도 일회용컵을 반납하러 온 손님들에게 300원을 돌려줘야 한다. 회수한 컵을 씻는 것도 매장 측 몫이다.

매장마다 무인회수기가 있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카운터에서 보증금 반환을 요청한다. 회수기를 이용하려면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바코드가 훼손돼도 인식이 안 돼 결국에는 카운터에서 반납해야 한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 중인 도내 한 카페 직원은 "제주에는 관광객이 많이 오는데,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모르는 손님이 많다. 무인회수기 이용은 더욱 익숙하지 않아서 안내를 해야 한다"며 "손님들에게 보증금 300원이 추가로 결제된다고 안내하면 '왜 받느냐'는 항의가 들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 "보증금제 순조로워…회수율은 집계 중"
 
제도 시행 주체인 환경부는 보증금제가 순조롭게 정착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회용컵 제도 시행에 발맞춰 다회용컵 전용 매장이 늘었고, 표준용기가 도입되면서 잉크 인쇄로 제작된 기존 일회용컵 용기에 비해 재활용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매장 밖에서도 일회용컵을 반납할 수 있도록 제주도청과 도내 재활용도움센터 등에 무인회수기를 40개 이상 설치해 편의를 높였고, 앞으로도 추가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보증금제 성과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도내 일회용컵 보증금제 보이콧 매장에 대한 대응을 묻는 질의에 "지자체랑 같이 협력해서 매장에서 보증금제를 시행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현재까지 회수된 일회용컵 개수와 회수율 등을 묻는 말에는 "집계 중"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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