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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사임은 불면증 때문이었다"

등록 2023.01.29 14:01:50수정 2023.01.29 1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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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시티=AP/뉴시스]명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15년 12월8일 바티칸시티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성년(Holy Year)의 시작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1970년대와 1980년대 대주교 시절 독일 뮌헨 교구에서 일어난 4건의 아동 성적 학대 사건에 대해 알면서도 적절하게 대처하지 않았으며 기소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22.1.21

[바티칸시티=AP/뉴시스]명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15년 12월8일 바티칸시티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성년(Holy Year)의 시작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1970년대와 1980년대 대주교 시절 독일 뮌헨 교구에서 일어난 4건의 아동 성적 학대 사건에 대해 알면서도 적절하게 대처하지 않았으며 기소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22.1.21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지난달 선종한 전임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에 불면증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독일 가톨릭 매체 KNA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전기 작가 페터 제발트는 이날 KNA에 베네딕토 16세가 선종하기 9주 전인 지난해 10월28일 자신에게 보낸 마지막 서신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독일 현지 매체 포커스가 처음 이 사실을 보도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선종하기 9주 전인 지난해 10월28일 작가 페터 제발트에게 보낸 편지에서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 후 계속 따라다닌 불면증이 사임의 주요한 계기였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세계청년대회'는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으로 선출됐던 해인 2005년 8월 쾰른에서 열린 행사였다.  

베네딕토 16세는 편지에서 "당시 주치의의 강력한 처방전은 처음에 효과가 있었으나 곧 한계에 달해 교황직 수행 가능성을 점점 더 보장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2012년 3월 멕시코와 쿠바 순방 중 발생했던 심각했던 일을 떠올리며 "멕시코 방문 때 첫날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 피로 흥건한 손수건을 발견해 화장실에서 뭐에 부딪혀 쓰러진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며 "한 외과 의사가 고맙게도 부상이 눈에 보이지 않게 치료해줬다"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가 멕시코 순방 중 침실에서 쓰러진 사건은 얼마 후 로마 언론에서 알려졌지만, 이같이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베네딕토 16세의 새 주치의는 수면제를 줄여서 처방했고 베네딕토 16세는 해외 순방 시 오전에만 공개 일정에 참석할 수 있었다.

베네딕토 16세는 편지에 "이 의학적 조치도 오래가지 못 하겠다고 생각했다"며 "멕시코-쿠바 순방 후 더는 교황직을 수행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교황이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하도록 사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의 다음 해외 순방 일정은 2013년 7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였다. 베네딕토 16세는 2013년 2월 교황직에서 물러났다. 2013년 3월 그의 후임자인 교황 프란치스코가 선출됐다. 그해 7월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 서한에서 "더는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음을 알기에 냉정하게 심사숙고해서 사임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베네딕토 16세가 사임 발표 후 추기경 등 교황청 관계자들 사이에서 그의 사임 결정의 주요 이유에 대한 추측이 난무해왔다.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12월24일 향년 95세로 선종했다.
 
제발트 작가는 KNA에 "베네딕토 16세는 생전에 자신의 사임에 대한 개인적 상황으로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며 "선종 후에도 협박설과 압박설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베네딕토 16세의 병력 중 결정적인 내용을 발표해야겠다는 의무감을 느꼈다"며 "음모론과 억측이 드디어 풀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베네딕토 16세의 전기에 대해서는 "독일 출판사 HCV를 통해 출간될 예정"이라며 "시간과 제작상 이유로 이 편지는 실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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