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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빛의 체인

등록 2023.02.07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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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3.02.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3.02.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문학동네시인선의 새해 첫 책으로 양안다의 시집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문학동네)가 출간됐다.

양 시인은 2014년 등단해 '작은 미래의 책',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 등 네 권의 시집을 펴내며 부지런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시집을 통해서는 '애정과 증오', '사랑과 살의'와 같은 이분법적인 시선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관계의 이면에 깊이 들어간다.

시집 전반에 걸쳐 청색이라는 색채 이미지도 도드라진다. "푸른 핏줄이 불거진 내 손목을 붙잡았지"('잔디와 청보리의 세계')라는 구절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서 맥동하는 관계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고 "파랑은 파랑, 천사는 천사―나는 인형에게 푸른 천사 따위의 이름을 붙여주지 않을 것이다"에서는 대상의 존재를 다른 것으로 흐트러뜨리지 않으려는 강렬한 의지가 있다.

[서울=뉴시스] 빛의 체인 (사진=민음사 제공) 2023.02.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빛의 체인 (사진=민음사 제공) 2023.02.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빛의 체인'(민음사)는 2018년 등단한 전수오 시인의 첫 시집이다.

시집에서 전 시인의 시선은 새의 감각과 닮아있다. "나의 작업들은 물질적·정신적으로 폐허가 된 세상을 초극하여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간 새"라고 시집을 통해 밝힌 그는 미세한 틈부터 광활한 대지까지 곳곳에 있는 작은 존재들을 정확히 포착하는 새의 감각으로 들여다보며 상상으로 재현된 가상 세계와 현실의 폐허를 펼쳐 보인다.

"나는 햇빛을 보면 사라진다/지하의 하얀 방에는 창이 없어서 영원히 살 수 있다"(수록작 '감광(感光)' 중)

시집은 빛으로부터 시작된다. 첫 시인 '환기구'에서 작은 틈새로 새어 들어온 빛은 너무도 미약해서 어둠을 물리치는 대신 어둠이 어떤 어둠인지를 더 잘 보여 준다. 시집 속에서 빛은 상자 속, 창이 없는 방, 야생의 밤, 깊은 산속, 열매의 내면, 굳게 다문 입안을 희미하게 비추며 어둠의 내밀한 이야기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존재를 마주하게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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