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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은실·정은경 평론가가 안내하는 문학의 세계

등록 2023.02.0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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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은실 비평집 '시대의 마음'·정은경 비평집 '영원의 기획' 출간

[서울=뉴시스] 시대의 마음·영원의 기획 (사진=문학동네, 민음사 제공) 2023.02.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시대의 마음·영원의 기획 (사진=문학동네, 민음사 제공) 2023.02.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작품이 실제로 어떻게 쓰였느냐, 읽히느냐라는 차원과 더불어 그것을 ‘어떻게 읽어내고 있느냐’라는 것은 어떠한 경계를 공고하게 만들기도, 경계를 확장하거나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평론이 완고하게 만드는 문학의 영역이 있다면, 역으로 그것을 완전히 허물어뜨릴 수 있는 가능성 또한 평론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시대의 마음')

한국문학의 깊이를 넓혀오고 있는 두 여성 평론가의 평론집이 나란히 나왔다. 2016년 등단 후 전방위에서 활약 중인 1900년대생 젊은 비평가 선우은실, 그리고 2003년부터 비평 활동을 이어오며 올해로 등단 20주년을 맞은 문학평론가 정은경이 그 주인공이다.

문학에 대해 "문학-하고자 함은 과거의 영광을 현재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더 나은 가능성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선우은실과 "문학은 그 찢긴 상처들과 틀어진 마음들이 모여드는 자리"라고 정은경의 시선은 어딘가 닮아있다. 두 평론가는 작품에 대한 평가와 함께 우리에게 문학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들여다본다.

'시대의 마음'(문학동네)은 선우은실이 데뷔 7년 만에 펴낸 첫 책이다. 소설 비평과 시 비평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는 그간 해석 차원이 아닌 문학 제도와 문학장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논쟁적인 담론을 생산해왔다. 책의 제목은 그의 태도를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저자는 "시대라는 거대한 시공간의 언어를 통과해나가면서 건져올린 것은 겨우 마음"이라며 "시대의 마음을 매만지는 것을 비평의 일로 삼았던 것이지 싶다"고 말한다.

책은 1부를 통해 문학, 비평, 주체, 노동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대 감각'을 가진 비평에 대해 말하고 2부에서는 '젠더 비평'을 주제로 문단 내 성폭력 고발 운동이 본격화된 해에 활동을 시작한 저자의 고심과 고투를 전한다. 현재 문학계에서 논의되는 퀴어-페미니즘 문학에서의 '당사자성' 논의에 대해서도 "해당 개념을 확정하는 방향이 아닌 비-확정적으로 나아가는 방향으로 던지는 질문이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영원의 기획'(민음사)은 정은경의 세 번째 비평집이다. 첫 책 '디아스포라 문학'(2007)부터 연구서 '한국문학의 외연'(2017)까지 다양한 저서를 써온 평론가이자 국문학 연구자인 그는 이번 책에서 한국문학의 흐름에 집중했다. 급부상한 SF문학을 페미니즘과 신유물론적 관점으로 접근해 읽어 낸다. 정 평론가는 김초엽의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단순히 우주에서 펼쳐지는 신기한 이야기로 읽지 않는다. 소설 속 이야기들은 "정신과 물질을 하나로 연결하려는 일원론적 세계관"을 갖고 있고 "외계인과 행성에서 '신'을 읽어 내고 지구의 모순투성이의 삶을 긍정하려는 기획들"이라고 그는 말한다.

최근 발표된 단편소설 두 편씩을 선정해 서로 비춰보듯 읽고 쓴 비평으로 책의 2, 3부를 구성했다. 백수린의 '아주 환한 날들'과 조예은의 '고기와 석류'를 비교하며 소설 속 인물들이 나눈 것을 "개별 존재의 무한한 증폭"이라고 말하며 그 증폭을 "스피노자가 말하는 더 큰 완전성으로, 더 작은 존재로 만드는 정념(affect)이란 ‘생명력’의 다른 이름"이라고 부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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