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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아베, 회고록서 "中시진핑은 강렬한 현실주의자"

등록 2023.02.08 11:43:19수정 2023.02.08 14: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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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트럼프는 파격적…푸틴, 쿨한 느낌이지만 담백"

[오사카(일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지난 2019년 6월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당시 총리 재임 중이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3.02.08.. pak7130@newsis.com

[오사카(일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지난 2019년 6월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당시 총리 재임 중이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3.0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지난해 7월 총격으로 사망한 일본의 최장수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의 회고록이 8일 출간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언급이 실렸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날 출간된 '아베 신조 회고록'(주오코론신샤)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시 주석 등 외국 정상과 아베 전 총리가 나눈 대화가 실렸다.

아베 전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어쨌든 파격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골프 외교를 포함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를 쌓을 목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 배경에는 "현실 문제로서, 일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표적이 되면 나라 전체가 심각한 상황에 빠진다. 대화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점이 중요했다"고 강조헀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방 세계 리더라는 인식이 없었다면서 "미중 문제는 무역 균형, 미러는 안전보장이라는 식의 양자 간 일을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자유 세계의 리더로서 행동해 달라"고 계속 촉구했다고 아베 전 총리는 주장했다.

호전적으로 보였던 트럼프 전 총리가 실제로는 군사 행동에 소극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눈치챈 북한이 압력을 받지 않기 위해 미국 정부와 함께 "본성을 감추려 필사적이었다"는 등의 일화도 담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임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일 이야기 밖에 하지 않았다. 친구 같은 관계를 쌓는 것은 어려운 타입이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에 대해서는, 그가 2018년 정도 회담에서부터 사전에 준비된 발언요령을 읽지 않고 발언하게 됐다면서 권력 기반이 공고하게 된 것으로 봤다.

또한 시 주석이 어느 날은 “만일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미국 공산당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이나 공화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며 그가 "강렬한 리얼리스트(현실주의자)"라고 분석했다.

중일 관계에 대해서는 "안보상 과제를 관리하며 경제 면에서는 중국의 시장적인 가치를 일본의 기회로 바꿔가는 것이 정치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전 총리가 총리 재임 중 27차례나 회담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는 "쿨한 느낌으로 보이지만 의외로 담백하다"고 평가를 내렸다.

아베 전 총리는 중의원(하원) 해산에 대한 정국 판단, 재무성에 대한 비판도 회고록에 실었다.

지난 2017년 중의원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희망의 당’을 창당한 데 대해서는 “고이케 지사에게 당했다. 이는 매우 대단한 일이었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고이케 지사는 원래 아베 전 총리와 같은 집권 자민당 소속이었으나, 당을 나가 창당했다.

그는 고이케 지사를 "조커"로 표현하며 "그를 지지하고 있는 원동력은 상승 지향"이라고 평가했다.
[뉴욕=AP/뉴시스]지난 2019년 9월25일(현지시간)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와 일본 총리로 재임 중이던 아베 신조가 뉴욕의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미일 무역협정에 서명하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3.02.08.

[뉴욕=AP/뉴시스]지난 2019년 9월25일(현지시간)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와 일본 총리로 재임 중이던 아베 신조가 뉴욕의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미일 무역협정에 서명하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3.02.08.


2015년 10월 소비세율 10% 인상을 연기하기 위해 고민한 끝에 결단을 내렸을 때, 재무성과 관련 "예산 편성을 담당하는 재무성의 힘은 강력하다. 자신들의 의향에 따르지 않는 정권을 아무렇지 않게 쓰러뜨리러 온다"는 내용도 담았다.
 
소비세율 10% 인상 연기를 내걸었던 2014년 11월 중의원(하원) 해산에 대해서는 "증세론자의 입을 닫게 하기 위해서는 해산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는 이유도 밝혔다. 일본에서는 총리가 중의원 해산 권한을 가진다.

아베 전 총리는 정권 운영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郎) 자민당 부총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전 자민당 간사장과의 관계를 중시했다고 밝혔다.

아베 내각에서 아소 부총재는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전 총리는 관방장관을 오랜 기간 역임했다. 아마리 전 간사장은 경제산업상과 내각부 특명대신(경제재정정책) 등을 지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들 3명과 관계를 중시한 이유로 "아베 정권이 쓰러지면 (3명은) 적이 아닌 식구다”라고 설명했다. 자민당에게 “이 4명은 전혀 무너지지 않았다는 어필을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2차 아베 내각의 기점이 되는 2012년 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던 계기는 "스가씨의 말"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아베 전 총리의 자택에 스가 전 총리가 방문해 "꼭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당시 선거에서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의 입후보를 지지하던 아소 부총재에게 상담한 후 "아소씨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최장수 총리인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022년 7월8일 나라(奈良)현에서 선거 연설을 하던 총격을 받고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사망했다. 향년 67세.

이번 회고록은 하시모토 고로(橋本五郞) 요미우리 신문 특별편집위원, 오야마 히로시(尾山宏) 논설부위원장이 아베 전 총리를 인터뷰한 것을 엮은 것이다. 아베 내각에서 국가안전보장 국장 등을 역임한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가 감수를 맡았다.

인터뷰는 아베 전 총리가 퇴임하고 한 달 후였던 지난 2020년 10월부터 약 1년 간 총 18차례, 36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아베 전 총리는 총리 2021년 11월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 수장으로 취임했다. 이에 맞춰 2022년 초 회고록을 출간하려 했으나, 내용에 몹시 민감한 부분이 많아 아베 전 총리의 요청에 따라 출간이 연기된 바 있다.

이후 아베 전 총리가 지난해 7월 사망하자, 그의 부인인 아키에(昭恵) 여사에게 동의를 얻어 출판이 결정됐다.

52세로 2006년 9월 90대 총리로 취임했던 그는 다음 해인 2007년 9월 건강 문제로 사임했다. 이를 아베 1차 내각으로 본다. 2차 내각은 2012년 12월 두 번째로 총리 자리에 앉았을 때부터 시작됐다. 2020년 9월 다시 지병 악화로 사임했다.

그의 2차 내각 연속 재임일수는 2822일로 약 7년8개월, 1차와 2차를 모두 포함한 총리 재임일수는 3188일인 약 8년8개월에 달한다. 두 기간 모두 사상 최장을 기록했다.

총리 자리에서 내려온 후에도 그는 정부와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자민당 내 최대 파벌 아베파 수장으로서 내각의 운영에도 영향을 끼쳐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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