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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핵 충돌 위험, 수십년만에 최고조" 잇단 경고

등록 2023.03.23 09:55:51수정 2023.03.23 09: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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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푸틴 이어 러 외무부 등 경고음

英 "열화우라늄탄 재래식 무기일 뿐"

[제네바=AP/뉴시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제네바=AP/뉴시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22일(현지시간) 핵 충돌 위험이 수십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발다이 토론 클럽 행사 중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없는 세상 : 다음은 무엇인가' 주제 연설에서 "오늘날 핵 충돌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 논의하고 싶지만, 어쨌든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봐왔던 것보다 더 높다"고 밝혔다.

그는 또 뉴스타트 협상에서 미국과 함께 프랑스, 영국이 가진 핵 잠재력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약은 미국과 맺은 것이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동맹 하에 다른 핵 보유국의 위협도 간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랴브코프 차관은 "나토 가입국들이 점점 더 반러 공동 전선을 구축하며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가하겠다는 뜻을 천명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이 연합 무기고라는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의회 합동 국정연설에서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탈퇴가 아닌 잠정 중단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 이 법안에 서명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행사와 별도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하이브리드 전쟁이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정교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충돌 위협을 경고했다.

또한 국제 공역에서 미 항공기에 접근하는 러시아 항공기는 격추해야 한다고 발언한 미국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언급, "이 전쟁은 미국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지 못한 채 무모하게 국가를 이끄는 그룹과의 전쟁"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당연히 (그레이엄 의원의 발언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핵 시대의 현실을 잘 알지 못한다"며 "그들은 러시아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격에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었다"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도 텔레그램에 "핵 충돌 위험이 사라지기는 커녕 증가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매일 외국 무기가 공급될수록 결국 핵 재앙은 가까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열화우라늄포탄을 핵무기로 간주하고 강경 대응을 경고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그것은 서방이 이미 핵무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라며 "이와 관련해 발생하는 일에 대해 러시아는 상응하는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로시야-1 TV 인터뷰에서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포탄을 공급하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영국은 "이것은 핵무기 포탄이 아닌 재래식 포탄일 뿐"이라며 "핵 위기가 확대되고 격화할 어떤 요소도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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