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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 "중·러정상회담은 시진핑의 일방적 승리"

등록 2023.03.23 17:00:00수정 2023.03.23 17: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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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가스공급관 개설 고대…시진핑 외면

'지역화폐 사용 확대' 합의...위안화 국제화

"러시아 경제 중국 예속 · 의존 심화할 것"

[서울=AP/뉴시스] 고승민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 대궁전에서 정상회담 전 다른 방향을 보며 걷고 있다. 2023.03.21. photo@newsis.com

[서울=AP/뉴시스] 고승민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 대궁전에서 정상회담 전 다른 방향을 보며 걷고 있다. 2023.03.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시진핑 중국 주석의 러시아 방문이 끝난 뒤 미국 언론들이 러시아의 대중국 의존 심화를 지적하며 두 나라 사이의 힘의 균형이 중국으로 크게 기울어졌다는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 시주석 방문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04년부터 지속돼온 제2 시베리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협상을 타결하려 시도했으나 시주석이 이를 외면해 부풀었던 푸틴의 희망이 물거품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잃어버린 유럽 에너지 시장을 중국이 대신하는 등으로 중국이 러시아를 충분히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중러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포함된 '지역화폐 사용 확대'가 러시아내 중국 인민폐 사용 확대를 의미한다며 러시아 경제의 대중국 예속이 심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방송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에 도전하는 중국의 '강대국 행보'가 본격화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주요 언론들은 이같이 보도하면서도 미국 주도 국제 질서에 본격적으로 맞서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간 협력이 생각보다 원활하게 진전되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덧붙이고 있다.

WP는 시주석이 러시아와 관계가 “100년 이내에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파이프라인 문제를 두고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 때문에 갈수록 시주석에 더 의존하는 푸틴의 약점만 부각됐다고 강조했다.

WP는 또 중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하고 푸틴이 실각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렇다고 양국관계가 활짝 꽃피우는 건 아니다. 대등했던 양국 관계가 의존적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방문에서 상징적인 것 이상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여전히 러시아를 신중하게 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는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 러시아 경제 전문가 야니스 클루게 연구원 발언을 인용했다.

NYT는 인민폐의 국제화가 큰 진전을 이루기 어렵다면서 중국 정부가 부자들의 해외 자금 유출을 우려해 해외 자금 이동과 인민폐의 외국 화폐로의 환전을 엄격히 통제하고 최근 들어 해외 투자자들을 배척하면서 민간 부문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점 등이 인민폐 국제화를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초강대국 행보를 본격 시작한 중국이 미국처럼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패권 국가가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해외 분쟁에 개입함으로써 중국의 역동성이 약해질 수 있고 중재에 실패하면 의도와 달리 중국이 순진하고 무능한 국가라는 평을 받게 돼 중국 주변에 묶어두려는 나라들로부터 신뢰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그러나 "중국이 아닌 미국이 국제 평화에 대한 위협임을 강조한다"는 점만으로 중국의 초강대국 행보가 중국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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