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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노동시간, 과로사 유도"…외신 앞다퉈 보도

등록 2023.03.23 17:46:56수정 2023.03.23 20: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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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BC, CNN 등 '주 최장 69시간' 개정안 다뤄

"초과근무 일상·회식과 과로 심각" 문제 제기

[그래픽=뉴시스]

[그래픽=뉴시스]



[서울=뉴시스]권서영 인턴 기자 = '주 최장 69시간' 근로 시간 개정안과 관련해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은 "한국에서 주당 근로 시간 상한을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늘리는 방안이 젊은 노동자들로부터 극심한 반발을 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NBC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관련한 세대 간 논쟁이 촉발됐다"며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의 일부"라고도 설명했다.

노동 시간 및 강도를 둘러싼 논쟁은 비단 한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 아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맡은 일을 최소한으로 소화하는 직장인을 일컫는 말인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자발적 퇴직이 급증하는 추세를 가리키는 단어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 등의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퇴직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상향하는 연금 개혁이 국민적 반대에 부딪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추세에 NBC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더 짧은 근무시간이나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많은 노동자가 임금을 벌기 위한 노동에 지배되는 과거의 삶으로 돌아갈 의향이 있는지 재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은 '악명 높은 장시간 노동의 일중독 문화'가 자리 잡은 한국에서는 과로에 대한 우려가 특히 심각하다고도 해석했다. 실제로 한국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 시간은 2021년 기준 1915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네 번째로 길다.

NBC는 한국의 노동 환경에 대해 "초과 근무가 일상적인 데다가 일을 끝내고 상사보다 먼저 퇴근하기도 어려운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또 퇴근 이후에는 회식이 이어져 과로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매체는 한국에서 직장인을 위한 '낮잠 카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상 역시 이로부터 기인했다고 해석했다.

다만 NBC는 한국에서 전체 인구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20~30대의 'MZ 세대'를 중심으로 일중독 문화에 대한 저항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한국 정부는 21일 '주 52시간 근로제'를 유연화하되 60시간 이내로 상한선을 두는 수준으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고도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일 미국의 CNN 방송은 한국의 노동 시간 조정 문제를 두고 "한국 노동자들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긴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과로사로 매년 수십 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호주의 ABC 방송이 같은 문제를 보도하며 과로사를 한국어 발음 그대로 'kwarosa'로 표현하며 눈길을 끌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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