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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로봇 동화·그로운

등록 2023.03.27 18: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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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로봇 동화'. (사진=알마 제공) 2023.03.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로봇 동화'. (사진=알마 제공) 2023.03.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살고 싶다는 것은 즉, 언젠가 현재가 될 미래를 갖고 싶다는 것인데, 삶은 바로 그렇게 이어지기 때문이겠지."

'로봇 동화'(알마)는 폴란드 작가 스타니스와프 렘이 SF(공상과학)와 동화적 상상력을 동원해 완성시킨 단편소설집이다. 로봇이라면 갖춰야 할 미덕과 삶의 지혜, 우스꽝스러운 인물을 통해 웃으면서 얻을 수 있는 교훈들이  담겼다. 

로봇들이 전 우주를 통틀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바로 인간이다. 언어유희가 가득한 작품이다. 의학을 공부한 렘은 폴란드어·라틴어 등을 사용해 등장인물들의 이름이나 기계 이름으로 말장난을 하고 여기에 화학과 물리학 지식을 섞어 넣는다. 존재론적 관점에서 삶과 죽음의 차이를 가르는 심도 깊은 질문이 오간다.
[서울=뉴시스] '그로운'. (사진=한겨레출판사 제공) 2023.03.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그로운'. (사진=한겨레출판사 제공) 2023.03.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나는 항상 그가 변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누군가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기를 바라거나 소망해서는 안 된다."

미국 작가 티파니 D. 잭슨은 장편소설 '그로운'(한겨레출판사)에서 인종차별·성차별·그루밍 성폭력을 다뤘다. 오랫동안 강간과 학대 혐의를 받아왔으며 미성년자 성착취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은 가수 R. 켈리의 사례를 차용한 이 소설은, 권력을 가진 남성의 범죄를 묵인하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세태를 지적했다.

열일곱 살 주인공 인챈티드 존스는 실력 있는 가수 지망생이자 수영 선수다. 맏언니로 책임감 있게 네 동생을 돌보며, 흑인이라는 이유로 억측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백인이 대부분인 학교에서 모범적으로 생활한다. 전설적인 R&B 가수 코리 필즈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인챈티드를 유망주로 점찍고, 그녀는 코리와 투어를 떠나면서 가수로서 성공할 기회를 잡는다.

하지만 코리는 꿈과 사랑을 미끼 삼아 그녀를 정신적으로 지배해 성적인 착취와 폭력을 일삼는다. 코리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자 인챈티드는 유력한 살인 용의자가 된다. 잭슨은 열광과 두려움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며 탈출구를 쉽게 찾지 못하는 10대의 취약성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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